
여름은 언제나 극장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다. 스크린 속 계절은 늘 우리보다 앞서가, 여름의 분위기와 그 감각을 건넨다. 초여름의 테라스에서 마주하는 영화들부터 여름의 상징과도 같은 감독의 신작까지. 그렇게 극장은 누구보다 먼저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필름이 전하는 계절의 정취를 만나기 위해 6월, 조금 특별한 영화 곁으로 떠나보자.

CGV 아트하우스 : 리마스터링 시리즈 기획전 – 파격과 상상
칸 영화제의 열기로 가득한 지금, CGV 아트하우스는 프랑스 영화가 가장 급진적이었던 60, 70년대로 시선을 옮겼다. 이번 ‘파격과 상상’ 기획전은 누벨바그 대표 감독 장 뤽 고다르의 <미치광이 피에로> 60주년을 기념해 출발했다.

기획전의 첫 작품인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몽상가의 나흘 밤>을 시작으로, 장 피에르 멜빌 <그림자 군단>, 장 뤽 고다르 <알파빌>, 그리고 <미치광이 피에로>까지. 당대 새로운 물결을 불러일으켰던 걸작을 극장에서 직접 경험해 보자.

한국영상자료원 : 시네마테크 KOFA 발굴 복원전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는 2008년 개관 이후, 발굴하고 수집한 작품들과 국내외에서 복원한 예술 영화들을 꾸준히 소개해왔다. 올해 역시 ‘발굴 복원전’을 통해 잊힌 영화들을 다시금 스크린 위에 불러올 예정.

이번 기획전에서는 KOFA가 직접 복원한 임권택, 신상옥, 배창호 감독의 주요 작품들이 상영된다. 또한, 최근 작고한 영화인들을 기리는 ‘인 메모리엄’ 섹션도 마련되어 있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대표작 3편과 알랭 들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 그리고 제작자 이우정을 추모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까지. 영원히 기억될 영화들을 극장에서 만나보자.

5월 8일 ~ 6월 28일,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아트시네마 : 일본 영화의 새로운 물결 – 자주영화에서 독립영화까지
6월 시네마테크에서는 현재 일본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감독들, 그리고 자유롭고 실험적인 독립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감독들의 신작과 일본 피아 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은 독립 영화들이 대거 소개될 예정. 일본 영화의 현재와 과거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영화들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6월 11일 ~ 7월 6일, 서울아트시네마

아트나인 : 시네마 테라스 파트2
여름이 온다는 건, 아트나인의 시네마 테라스가 열렸다는 것. 낭만 가득한 루프탑에서 명작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여름을 만끽해 보자.
6월 19일까지, 아트나인

루카 구아다니노 <퀴어> 개봉
“내가 빠져든 건 네 찬란함일까, 젊음일까”
낭만 가득한 여름과 사랑을 담은 영화를 떠올리면 이제 그의 작품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올여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신작 <퀴어>로 돌아왔다.

1950년대 멕시코시티. 미국에서 도망친 뒤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작가 리. 함께할 수 있는 상대라면 누구든 상관없었던 리는 태양이 마지막 열기를 태워내며 타오르는 오후에 아름다운 청년 유진을 만나 첫눈에 빠져든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여름을 다니엘 크레이그, 그리고 드류 스타키와 함께 맞이해보자.

모함마드 라술로프 <신성한 나무의 씨앗> 개봉
지난해 개최된 제77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이 드디어 한국에 도착했다.
2022년 9월, 이란의 한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의문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이란에서는 여성들의 자유를 위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신성한 나무의 씨앗>은 시위가 시작된 지역 ‘테헤란’을 배경으로 해당 사건을 조명했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현재까지 8편의 영화를 제작했지만, 그의 영화는 이란 내에서 단 한 편도 상영된 적이 없다. 이란 체제를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오랜 기간 감시와 탄압을 받아왔던 그는 결국 감옥행을 피하기 위해 칸영화제 기간에 유럽으로의 망명을 택했다. 그렇게 칸 영화제는 감독에게 ‘심사위원 특별상’을 건넸다.
반드시 목격해야 할 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을 6월, 극장에서 직접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