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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 지나면, 나를 깨워줘

8월, 조금 특별한 영화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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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그럴 여유도 없는 당신, 도시 한복판에서 피서를 떠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바로, 극장이라는 이름의 작은 여행지로 말이다.

커튼이 닫히고 영사기에서만 빛이 새어 나올 때, 우리는 이곳에서 다른 계절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는 낯선 이야기도, 익숙한 이야기도 있기 마련. 우연히 발견한 장면 하나가 때로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터. 8월, 조금 특별한 영화 곁으로 떠나보자. 여름은 그렇게 더 견딜 만해진다. 

한국영상자료원 : 광복 80주년 특별전 – 스크린으로 인화된 해방의 빛

80년 전 8월 15일,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분명 어둠을 걷어내는 일이었지만 혼란과 긴장이 함께 존재했다. 정부 수립을 위한 급류 속에서 개인들은 가난과 상실, 낯선 감정을 느끼며 일상을 영위해 나가야 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준비한 이번 기획전은 해방 이후 5년간 제작된 뉴스영화와 극영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 시기의 카메라는 비단 현실을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었다. 개개인의 감정과 욕망, 그리고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담아내는 증언자 역할을 했던 것.

이번 기획전에서는 해방기의 영화들이 ‘해방’을 어떻게 감각하고 구성했는지를 되묻고자 한다.

“우리는 광복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8월 12일 ~ 8월 16일,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아트시네마 : 2025 시네바캉스 서울

끝날 줄 모르고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극장은 아주 좋은 피난처가 될 수 있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올여름에도 영화와 함께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시네바캉스를 준비했다. 이번 테마는 바로 ‘즐거운 움직임’.

기획전에서는 진 켈리와 프레드 아스테어의 뮤지컬 영화, 그리고 정패패와 카지 메이코의 무협과 야쿠자 활극까지. 움직임이 주는 짜릿한 쾌감을 스크린에서 만끽할 수 있다.

“영화 할인권 사업과 함께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이번 ‘시네바캉스 서울’에 설레는 마음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7월 31일 ~ 8월 31일, 서울아트시네마

조나단 드미 <스탑 메이킹 센스> 개봉

조나단 드미, 그의 대표작은 바로 <양들의 침묵>. 전설적인 감독과 전설적인 밴드 ‘토킹 헤즈’가 만나 전설적인 콘서트 영화가 탄생했다. 게다가 미국 의회도서관이 영구보존작으로 등재하기까지 했으니. 그러나 국내에서는 밴드 토킹 헤즈의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탓에 그동안 개봉하지 못했다.

그리고 개봉한지 40여 년 후인 지금,  A24의 주도하에 4K와 IMAX 리마스터링 버전이 공개됐다. 이에 국내에도 <스탑 메이킹 센스>가 드디어 도착했다.

“A24가 부활시킨 역대 최고의 콘서트 영화”

CGV 아트하우스 : 하마구치 류스케 초기작 특별전 – Like Nothing Happened

“지금 여기에 카메라만 있다면,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심야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도 아주 밀도 높은 영화가 될 텐데’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이것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니, 이 길로 나아가자’라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 하마구치 류스케

이와이 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뒤를 이어 2010년대 이후 일본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감독을 꼽으라고 한다면, 에디터는 하마구치 류스케를 뽑겠다. 

‘하마구치 류스케’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작품 <해피 아워>부터 <아사코>, 재작년 개봉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까지, 하마구치 류스케는 평단과 대중에게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각인시켜왔다.

이번에는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그의 초기작 다섯 편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특히 <친밀함>은 최근 서울아트시네마 친구들 영화제에서 관객들의 선택으로 상영된 작품이기도 하니, 그때 놓친 이들이라면 CGV 아트하우스에서 만나보자.

이치엔 <남색대문> 재개봉

‘여름, 청춘, 그리고 대만’ 하면 떠오르는 건 바로 영화 <남색대문> 속 배우 계륜미. 그녀가 <남색대문> 재개봉을 기념해 1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남색대문>에 출연하며 상상하지 못했던 문이 열렸고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영화라는 공통의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관객들과 <남색대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동안의 경험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여름의 기억처럼 선명한 장면과 대사들로 가득 채워진 영화, <남색대문>. 올여름 극장에서 청춘들의 성장통을 마주해보자.

나카시마 테츠야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재개봉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동시에 받은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대표작,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다시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무의미한 하루를 살아가던 백수 ‘쇼’. 그는 아버지의 부탁으로, 쓸쓸히 죽음을 맞은 고모 ‘마츠코’의 유품을 정리한다. 그렇게 영화는 마츠코의 삶을 되짚는다. 사랑을 갈구하지만 매번 실패하고, 그 끝은 비극적이었으나 한없이 아름다웠던 한 여자의 생을 말이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와 같은 강렬한 대사들로 마츠코의 삶을 요약할 수 있는데. 상업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이 작품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인생작’으로 손꼽힌다. 

눈부시게 사랑스럽고 동시에 가슴 아프게 혐오스러웠던 마츠코의 일생, 올여름 극장에서 다시 마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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