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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샵 좀 다녔다면, 이 브랜드 봤을 겁니다

사라지고 나서야, 인터넷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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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샵 좀 돌아다녀 봤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브랜드 ‘PPFM’. 특히 펑크스타일의 의상들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이름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꽤나 생소한 브랜드다. 2014년을 마지막으로 이미 사라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빈티지로만 찾아볼 수 있는 이 브랜드, 사실 일본에서 많은 매장을 보유할 만큼 관심 받던 브랜드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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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샵 단골입니다

꽤 오래된 역사를 지녔다. 1985년부터 브랜드 전개를 시작했다.

일본의 대형 어패럴 기업 ‘파이브 폭스(FIVE FOXes)’의 산하 브랜드다. PPFM 못지않게 빈티지 샵 혹은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브랜드 자주 봤을 ‘꼼 사 이즘(Comme CA ISM)’ 역시 PPFM 파이어 폭스 산하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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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폭스가 얼마나 큰가에 대한 질문에는 중고 시장에서 두 브랜드들을 얼마나 자주 보이는지가 답변해 준다. 여전히 다른 산하 브랜드들이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PPFM은 한때 50곳 이상의 매장을 보유했었다.

어떤 브랜드였을까

“PEYTON PLACE FOR MEN”. ‘PEYTON PLACE’라는 파이어 폭스 내 여성복 전문 라인의 남성 라인으로 시작했다.

80년대, 브랜드를 시작할 때는 클래식, 비즈니스 캐주얼웨어같이 조금은 겸손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PPFM을 대표하는 펑크스타일은 90년대를 거치며 형성되었다. 흐름에 맞춰 젊은 층을 겨냥하기 시작한 것. 이들은 밀리터리, 펑크, 록 문화의 요소들을 고루 어우러지게 결합해 독특한 디자인으로 분위기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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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성공적이었다. PPFM은 곧 일본에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Peaceful Place for Military’, ‘Power Peoper FM’, ‘PPFM Juliet’ 그리고 ‘PPFM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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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FM은 브랜드명을 활용해 형성된 라인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매물 헌터들은 지금 빈티지 샵에 보이는 PPFM이 대부분 2000년대 이후 제작된 것이라고.

파이어폭스는 2007년까지 온라인 스토어를 열지 않았다. 처음 홈페이지를 오픈한 것도 2007년 8월, 신입사원을 모집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오프라인 매장을 고수하는 브랜드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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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런던 펑크 문화에 더불어 다양한 문화를 차용한 PPFM. 특히 이들은 ‘일본인들을 위한 스트리트 캐주얼’을 강조했다. 펑크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독보적임과 동시에 흥미로운 브랜드임은 분명하다.

이미 사라진 브랜드, 왜 갑자기 말해?

에디터의 시선 조금 보태서, 이유는 ‘인스타그램’에 있다. 2020년대부터 과거 아카이브들을 판매하는 소위 ‘온라인 빈티지 샵’들이 대거 등장했다. 오프라인 스토어을 여는 것보다 진입 장벽이 훨씬 낮은 데다, 접근성도 좋다. 많은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했던 PPFM은 폐점으로 자연스레 구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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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트렌드는 힙합 문화에서 록 문화로 옮겨가고 있었으니, Y2K까지 터진 시점에 빈티지 매장에서 자주 보이는데 심지어 그 시절 미감이 잘 잡혀 있는 브랜드라니. 젊은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향유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시 입고 싶은 스타일이었을 터다.

에디 슬리먼, 돌체 앤 가바나 같은 2000년대 유행했던 디자이너들의 부흥도 연관이 있다. 셀린느로 돌아왔던 에디 슬리먼의 슬림한 핏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그것도 너도 나도 입는 게 아닌 빈티지 매물로 입을 수 있으니 메리트가 더욱 생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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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층이 있던 PPFM의 팬들이 2020년대를 기점으로 늘어나고, PPFM을 수집하던 이들의 매장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릭 오웬스, 언더커버, 미하라 야스히로 등의 브랜드와도 비슷한 결이기에 잘 매칭하면 포인트 챙길 수 있는 브랜드가 PPFM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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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FM은 문을 닫고 나서 빛을 다시 발하게 된 특이한 케이스가 되었다.

뭐 아무렴 좋다. 현재로서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2000년대 펑크 스타일을 대표하는 브랜드이기에 한 움큼 시대를 바라보는 도구가 되어줄 터. 추구미가 비슷하다면 PPFM으로 디깅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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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일본 패션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그 시절 향수까지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브랜드를 더 알려주자면 ‘토네이도 마트(TORNADO MART)’, ‘르 그랑 블루(L.G.B)’, 그리고 이사무 카타야마의 ‘백래시’가 있다. PPFM 만큼 빈티지 숍에서 비슷한 스타일로 자주 보이는 브랜드다. 두 브랜드를 시작으로 관련 브랜드를 파헤치고 ‘보물 찾기’에 집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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