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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나, 라프시몬스 제가 키웠습니다

그의 수염을 거쳐간 패션 디자이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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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워프 식스(Antwerp Six)’, 패션에 관심이 좀 있다면 한번은 들어봤을 키워드다.

‘드리스 반 노튼’, ‘앤 드뮐미스터’, ‘월터 반 베이렌동크’, ‘디르크 반 세네’, ‘디르크 비켐버그스’, ‘마리나 이’.

1986년, 패션학도였던 이들은 런던 브리티시 디자이너 쇼에서 획기적인 아방가르드 패션을 선보이며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기자들이 그들의 이름을 발음하기 힘들어서 통칭하여 ‘앤트워프 식스’라고 불렀다고.

드리스 반 노튼과 앤 드뮐미스터 외에는 생소한 이름일 수 있다. 그중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인물은 바로 ‘월터 반 베이렌동크’.

그는 앤트워프 식스의 스승이었던 ‘린다 로파’의 길을 뒤따라 갔다.

앤트워프의 교장, 그리고 제자들

명실 상부, 패션계의 명문 학교 ‘앤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를 졸업한 그는 후배 양성에 힘을 쏟았다. 린다 로파가 그들을 키워낸 것처럼 말이다. 현재 탑급 스타 패션 디자이너로 불리는 이들이 그의 손에서 자랐다. 대표적으로는 ‘라프 시몬스’와 ‘뎀나 바잘리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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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나 바잘리아는 2006년 앤트워프에서 패션 석사 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기 직전에 교수였던 월터 반 베이렌동크 밑에서 컬렉션을 도우며 일했다.

이후 메종 마르지엘라에 발탁되어 2013년까지 디자이너로서 활동한다. 베트멍과 발렌시아가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다 현재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된 그가 월터 반 베이렌동크의 가장 대표적인 제자 중 한 명이다.

라프 시몬스는 앤트워프 출신이 아니다. LUCA 예술 학교에서 산업,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러나 그가 패션의 길로 처음 들어설 때, 옆에는 월터 반 베이렌동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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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91년 학교를 졸업하고 월터 반 베이렌동크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가 라프 시몬스를 1991년 파리 패션위크 동행자 택했는데, 여기서 라프 시몬스는 마틴 마르지엘라의 쇼를 보고 패션의 길을 결심했다. 그렇게 1993년까지 월터 반 베이렌동크의 밑에서 함께 했다.

이외에도 ‘크레이그 그린(Craig Green)’, ‘크리스 반 아쉐(Kris Van Assche)’, ‘버나드 윌헴(Bernhard Willhelm)’ 등이 월터 반 베이렌동크 밑에서 인턴십을 하거나 사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 월터 반 베이렌동크는 어떤가

제자들의 상업적 성공만이 그의 실력을 증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드리스 반 노튼과 앤 드뮐미스터의 이름 뒤에 가려졌지만 그 역시 세계를 놀라게 만든 ‘앤트워프 식스’ 출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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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상상력’으로 유명한 월터 반 베이렌동크. 그의 컬렉션을 보면, 단순함이란 찾기 힘들다. 그는 데뷔 이후 창조적인 디자인과 함께 꾸준히 반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색감, 패턴, 디자인 등 기존의 틀을 무너뜨리며 초현실주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 2003년 컬러 24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본인 스스로를 ‘미학 테러리스트(Aesthetic Terrorist)’라고 칭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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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반 베이렌동크는 공상과학을 좋아한다. 그에 맞게 샤머니즘이나 외계인 같은 소재들을 컬렉션에 접목시키곤 한다. 지난 1월 공개됐던 25FW 쇼 역시 ‘외계인 침공’을 주제로 펼쳐졌으며, 인간의 형태를 한 손가락 긴 외계인이나 대놓고 외계인을 프린팅한 쇼 피스들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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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도전적인 디자인, 루이비통의 스타 디렉터였던 ‘버질 아블로’가 샘냈던 적이 있다. 2021년 루이비통 S/S 컬렉션 당시, 반 베이렌동크는 버질 아블로가 자신을 카피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끊임없는 도전을 하는 디자이너인 만큼, 레퍼런스가 아닌 그대로 베끼는 행위를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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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아블로가 진정한 디자이너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저의 노력을 그대로 가져다 썼어요”

그러나 버질 아블로는 루이비통의 2005년 봄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당시 칸예 웨스트도 함께 카피 의혹을 언급했던 ‘다이어트 프라다’와 월터 반 베이렌동크에게 도발 메시지를 넘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독창성, 안티 패션으로 인정받는 디자이너들을 대거 배출해 낸 패션계의 ‘덤블도어’, 월터 반 베이렌동크. 그는 2022년 앤트워프 패션 학과장에서 물러났지만 2024년, 작년에 다시 패션스쿨로 돌아갔다. 피렌체 패션 스쿨 ‘폴리모다’에서 다시 분필을 잡은 월터 반 베이렌동크가 이번에도 안티 패션 신예들을 키워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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