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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옷에 미친 사람들은, 이런 브랜드를 찾습니다

한국의 패션 뒷골목을 책임지는 아티잔 브랜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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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차도 없고, 결혼도 안한 에디터에게 더 이상의 옷 소비는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다. 그러나 옷친자들이 언제나 그렇듯 깊이, 더 깊이 파고든다.

종점은 순정 혹은 끝판왕. 눈으로 보나 입어보나 깔끔한 클래식 테일러링을 즐기거나, 18-19세기 빅토리아 시절 서민들의 클래식함을 즐기거나. 둘 다 좋아하는 에디터의 취향은 상당히 골칫거리다.

‘아티잔(Artisan) : 장인, 숙련된 기술자’

장인의 손을 거친, 수작업을 통해 빅토리아 시대, 다크 웨어 의류들을 재해석하는 브랜드들을 ‘아티잔 브랜드’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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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티잔 브랜드의 경계가 꽤나 모호해 ‘아티잔’이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옷친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크게 일으킬 것.

아무튼, ‘캐롤 크리스찬 포엘(Carol Christian Poell)’, ‘폴 하든(Paul Harden)’, ‘존 알렉산더 스켈튼(John Alexander Skelton)’ 등 해외 각지에서 이름을 날리는 아티잔 브랜드들은 좀처럼 구하기가 힘들다. 핸드크래프트로 소량 제작에 마케팅도 하지 않고, 입점된 편집숍을 찾기도 까다롭다. 가격은 좀 오래된 중고차 한 대 값이 나갈지도 모른다.

해외에서 눈을 조금만 돌려 보자. 국내에도 아티잔 계열 브랜드들이 다수 존재한다.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다 보니 구하기도 쉽고, 주문 제작도 해외보다 훨씬 편하게 가능하다.

요지 야마모토 같은 다크 웨어 스타일과 빅토리아풍 의상들을 좋아한다면, 이제 시작할 때가 됐다.

실력과 정성을 겸비한 국내 아티잔 계열 브랜드들을 소개하겠다.

❶ 린더, 한솔킴(Lynder Hanso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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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던 ‘린더’가 새로운 브랜드를 시작했다. 디자이너 김한솔의 선택은 기성복이 아닌 진정성이 가득한 옷이었다.

온라인 스토어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제품 ‘Sun & Moon Coat(Black)’의 제품 설명을 보면 브랜드가 말한 진정성을 알 수 있다.

“반 년간 땅에 묻어둔 빈티지 잉글리시 울 소재로 제작된 피크 라펠’

‘보일 과정 중 수차례 핸드 워싱 및 천일 건조’

‘손바느질을 통한 테일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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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킴은 좋은 소재와 세심한 장인 정신으로 의상을 제작하고, 시간이 지나도 의미가 변치 않는 결과물을 제공한다. ‘자신을 구현하는 과정’이자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순수한 방법’이라고.

모든 제작 과정은 수작업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한솔킴이 옷으로 표현한 사랑을 느껴보고 싶다면,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❷ 투빌더스하우스(Twobuildershouse)

2014년, 핸드크래프트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설립된 ‘투빌더스하우스’. 런던의 칼리지 오브 패션에서 비스포크 테일러링을 배운 디렉터 김제상과 박종주가 함께 시작한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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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공간, 투빌더스하우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옷에 진심인지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 바느질의 소리를 좋아한다. 우리는 여전히 아름다운 것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천천히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진 최고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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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빌더스하우스가 선사하는 피스들마다 정성이 담겨 있는 게 느껴지는 그들의 문장들. 하루 종일 들어 귀를 맹하게 만드는 미싱기 소리, 고요 속에서 지루함이 느껴질 수 있는 손바느질 소리마저 사랑하는 이들이 만드는 옷이란. 그게 바로 사랑이지 않을까 싶다.

❸ LCBX

2020년, 김태진 디렉터가 설립한 아틀리에 ‘LCBX’는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패션 팬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18-19세기 유럽 서민들의 옷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매력을 선사한다.

특히 ‘파머스 재킷’을 중심으로 구성된 파머스 제품군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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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링을 기반으로 높은 완성도와 브랜드 철학을 옷에 담는 한국에 몇 없는 아티잔 무드 브랜드다. 옷 환자들이 유독 좋아하는 무드 중에서도 여러 의상에 매치하기 좋은 게 특징이다. 그렇기에 아티잔 계열 브랜드 중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LCBX를 알고 있다.

LCBX가 가진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 중 하나는 브랜드명이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약자인 것이다. 그만큼 정교하고 입체적인 의상들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메시지가 제품에서도 돋보인다. 

❹ 데어가이스트, 데어자이트(de r geist, de r zeit)

데어가이스트, 데어자이트는 독일어로 시대정신을 뜻한다. 2017년 실용적 낭만주의를 추구하며 직접 작업실에서 하나하나 의상을 제작한다.

데어가이스트, 데어자이트가 만든 옷들의 작업 일지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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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일하는 거 멋지게 있었으면 좋겠다”. 개개인 모두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하는 시대에 작업자들을 위한 옷이라니. ‘실용적 낭만주의’가 그들의 모토인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작업 일지로 브랜드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으니, 애정이 안 생길 수가 있나.

7월 14일 쇼룸 오픈. 한국의 낭만파 아티잔 브랜드, 데어가이스트, 데어자이트를 두 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생겼으니 예약 후 찾아가 보자.

❺ 하우스 오브 모서리(House of Moseori)

개성 있는 표현을 강조하는 브랜드 ‘하우스 오브 모서리’. 오랜만에 등장한 아티잔 계열의 신생 브랜드다. 2024년에 브랜드를 설립하여, 패션 피플들에게 새로운 감각을 선사하고 있다.

막 태어난 브랜드이니 만큼, 정보가 많이 없다. 그러나 컬렉션 크레딧을 통해 숨겨진 패션 고수들이 모여 제작하고 있다는 점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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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가 건넨 메시지는 “절대 호기심을 잃지 않는 소년”, 익숙한 재료들을 탐구하고 재구성하며 미적 가치를 새롭게 정의한다.

컬렉션 포토에서도 컬러 사용, 독특한 패턴 등으로 아방가르드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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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된 안티 패션, 아티잔 계열의 브랜드들은 한국의 패션 뒷골목을 더욱 튼튼하게 지탱해 주고 있다. 뻔한 스타일링에 질렸다면 아티잔 브랜드들의 이야기 담긴 의상들을 눈여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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