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잘못 알고 있다 커버이미지
fashion

모두, 잘못 알고 있다

제임스 딘 자켓 바라쿠타 아니었어?

URL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공유해보세요!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청바지에 흰 티셔츠, 그리고 빨간색 블루종.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그가 착용한 이 세 가지 의상은 블루종의 붉은색만큼이나 온 세상을 뜨겁게 만들었다. 반항적인 패션의 아이콘 하면 입 모아 언급하는 한 사람. ‘제임스 딘(James Dean)’

그런데 이놈의 빨간색 블루종은 진짜 정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1955년, 만 24세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렇기에 자신의 대표 작품인 <이유 없는 반항>과 더욱 잘 어울리는 배우, 제임스 딘이 착용한 진짜 빨간색 블루종은 무엇일까?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여전히 패션계의 난제로 자리 잡고 있다. 마니아들은 지금까지도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영화를 수십 번 관람하며 재킷을 모으고 있는 상황. 뭐, 어느 브랜드의 제품이든 다 좋다. 이왕 궁금한 거 알아보는 김에 제임스 딘처럼 멋들어지게 입을 수 있는 빨간 블루종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그 옷, 명칭부터 알아야지

우선 그가 입은 재킷은 골프웨어에서 유래된 재킷이다. ‘드리즐러 재킷’, ‘해링턴 재킷’ 등 다양한 이름으로 세분화 되어있지만, 골프를 즐기는 이들이 주로 착용했던 아이템이라고.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해링턴 재킷은 40년대 중반 미국의 드라마 <페이튼 플레이스>에서 ‘해링턴’ 역을 맡은 배우가 바라쿠타(Baracuta)의 G9 재킷을 즐겨 입어서 생겨난 이름이다. 바라쿠타사의 G9 재킷은 최초의 해링턴 재킷이다.

드리즐러 재킷은 맥그리거사에서 제작된 재킷이다. ‘Drizzle’. 가벼운 이슬비를 피하기 위해 방수가 잘 되는 재킷이다. 해링턴 재킷과 꽤나 유사한 디자인을 보이지만, 안감과 카라 디테일이 조금 다르다.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바라쿠타(Baracuta) G9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이 입은 빨간 재킷의 첫번째 후보로 언급되었던 제품은 바로 바라쿠타의 G9 재킷이다. 바라쿠타는 1937년부터 업을 전개한 근본 있는 영국의 레인웨어 브랜드다. 악명 높은 영국 기후에 맞게 방수 기능이 탁월하며, 타탄체크무늬의 안감이 큰 특징이다.

카라의 경우 강아지 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지어진 명칭인 ‘도그 이어 카라’를 사용한다. 카라를 세워서 착용 가능한 점이 맥그리거사의 드리즐러 재킷과 차이점이다.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제임스 딘이 착용한 제품은 바라쿠타사의 G9 제품이 아니다. 그러나 바라쿠타의 재킷은 최초의 해링턴 재킷으로 영국 서브컬처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의류 역사상 중요한 위치에 놓인 제품 중 하나다.

맥그리거(McGREGOR) Anti-Freeze Jacket

그럼, 뭐가 진짜란 말인가. 가장 유력한 후보는 맥그리거사의’ 안티-프리즈 재킷’이다. 드리즐러 자켓이 아니라고?

빨간 해링턴 재킷에 집중한 나머지, G9와 드리즐러 재킷이 제임스딘 재킷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어왔다. 그러나, 그의 재킷 주머니를 자세히 보면 기존의 해링턴 재킷과 생김새가 다르다. 바로 주머니를 감싸는 스티치가 없고, 사선으로 된 주머니가 있다. 재질도 해링턴 재킷에 주로 사용되는 혼방 원단이 아닌 반짝거리는 나일론 원단이라는 점.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어느 정도 확실해진 듯 하나, 또 하나의 대항마가 등장했다.

버드 버마(Bud Berma) 나일론 재킷

2018년, 경매 시장에 제임스 딘이 입은 빨간색 재킷이 등장했다. 맥그리거가 아닌 버드 버마사의 재킷이었다.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가격은 무려 40만 달러-60만 달러에 달했다. 이들이 진위성을 판별하기 위해 전달받은 제임스 딘의 재킷이라는 증거는 <이유 없는 반항>의 의상 감독이었던 레온 로버츠에게 맡겨진 ‘영화 제작 당시 의상 중 하나’였다는 메모였다.

메모에 따르면 레온 로버츠가 사망하기 전 친구의 삼촌에게 준 재킷이다. 그리고 메모에는 제임스 딘이 입었던 버드 버마 옷을 기증해 노령 영화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공적 기금을 마련해달라고 쓰여있다.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그러나 영화 속 제임스 딘이 착용한 재킷과 주머니 모양이 달랐다. 영화처럼 맥그리거사의 안티프리즈 재킷은 빗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머니에 손이 바로 들어가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나 버드 버마사의 주머니는 정상적인 직선형 포켓을 가지고 있었다.

경매 출품자는 안감이 영화와 다른 이유로 조명 반사를 줄이기 위해 회색 안감을 크림색으로 염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화 속 안감은 회색이었다. 크림색 안감이 아무리 조명을 받았다 한들 저 정도로 영상에서 색을 바꿀 수 있을지가 마니아들의 의문이다.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결론적으로, 지미가 플라토에게 재킷을 건네주는 장면에서 ‘McGREGOR’라고 적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빨간 재킷 하나도 여러 가지 제품으로 촬영이 진행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입은 제품을 고르라고 한다면 맥그리거 사의 안티프리즈 재킷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복각 브랜드의 선택은?

이렇게까지 논쟁이 되는 이유는 당연히 ‘상징’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가 제임스 딘의 재킷을 복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일본의 유명 복각 브랜드인 ‘리얼 맥코이’사는 50년대 맥그리거사의 안티 프리즈 재킷을 정교하게 복각했다. 브랜드명까지 그대로 택에 박아버리는 실명복각을 진행했다.

와코마리아 역시 맥그리거사의 안티 프리즈 재킷을 복각했다.

제임스딘-맥그리거-바라쿠타-버드버마-이유없는반항-글로우업매거진

말론 브란도 이후 반항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제임스 딘. 그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가 입은 빨간 재킷을 찾으려고 돌아다닌 결과, 다양한 해링턴 재킷을 만날 수 있었다.

바라쿠타와 맥그리거, 버드 버마 모두 문화적으로 중요한 브랜드임에는 분명하다. 영국 서브컬처의 중심에 자리 잡은 바라쿠타, 미국에서 바라쿠타에 견주는 힘을 과시했던 맥그리거, 그리고 같은 시대를 향유했던 버드 버마까지.

문화적 의미와 기능을 모두 갖춘 해링턴 재킷은 찾아볼수록 재밌는 패션 생활을 향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