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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짝퉁을 왜 입어? ‘부틀렉 패션’

Bootleg : 불법의, 해적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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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프 스타’ , ‘릭 오웬스 덩크’

이미지만 봐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카피했는지 떠오른다. 그러나 디자인 카피에 가장 예민한 사람들인 패션 피플들은 오히려 열광했다.

릭 오웬스는 나이키의 경고, 베이프는 소송까지 당하며 판매 중단 및 제품 수정에 이르게 된다. 커스텀 문화가 활성화된 스니커 시장에서 유독 많이 보이는 ‘부틀렉(Bootleg)’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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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tleg : 불법의, 해적판의”

누가 봐도 원본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음에도 이들은 과감하게 디자인 카피를 진행한다. 법적으로 자유롭지는 않지만, 거리 문화에서의 2차 창작은 흔한 것인 만큼 이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눈을 감아준다. 결국 부틀렉은 문화가 되었다.

지드래곤도 착용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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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자동차, 명품 옷을 정가로 구매하고도 남을 재력을 가진 한국 최고의 슈퍼스타 ‘지드래곤’이 불법으로 만들어진 옷을 구매했다. 패션을 사랑하는 그가 ‘꼼 데 가르송’을 모를 리도 없다. 그런 그가 ‘꼼 데 퍽다운(Comme Des Fuckdown)’이라는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나왔다.

협업 제품인가?라는 궁금증이 들겠지만, 꼼 데 가르송과는 전혀 관련 없는 패션 브랜드 ‘SSUR’의 부틀렉 브랜드다. 그러나 꼼 데 퍽다운은 열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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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함께 유행했던 브랜드로는 ‘슈프림’, ‘스투시’가 있었다. 셋의 공통점이라 하면 ‘반항’이었다. 슈프림 역시 항상 패러디, 샘플링, 이미지 무단 사용 등으로 논란이 많았던 브랜드였지만 그 시절 최고의 브랜드였다.

꼼 데 퍽다운은 조금 더 직설적이었다. 

“진정하고 지갑 좀 내려 놔(Calm The F*ck Down)”

꼼 데 퍽다운은 꼼 데 가르송으로 대표되는 엘리트주의 패션 시장과 서슴 없이 구매하려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로고에 검열도 없이 대놓고 욕을 붙이는 것, 흔치 않은 일이다. ‘퍼킹 어썸’처럼 자체 브랜드도 아니고, 꼼 데 가르송을 패러디한 브랜드가 그랬다면 고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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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꼼 데 퍽다운은 지드래곤, 에이셉 라키, 칸예 웨스트 등 당시 패션 아이콘들이 즐겨 입었다. 한국과 외국 모두 인기를 호가했던 패러디 브랜드 ‘무정부 나이키’도 버리지 않았다면 옷장에 하나쯤 있을 터.

이 외에도 베트멍은 ‘베트밈’, 발렌시아가는 ‘불렌시아가’ 등으로 부틀렉 패션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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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또한 무스비

무에서 무를 창작하는 정석적인 예술은 아니다. 그러나 예술에 정답이 어디 있는가. 오히려, 이제는 유에서 유를 잘 창조해 내는 게 더 각광받는 시대다. 부틀렉은 문화가 되었고, ‘임란 무스비(Imran moosvi)’ 같은 잘나가는 부틀렉 아티스트가 탄생했다. 그가 ‘임란 포테이토’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공개할 때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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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인기에 편승해 돈을 벌기 위한 것이었다면 모두가 비난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모든 서브컬처의 중심 가치가 되는 반항심에 있다. 슈프림, 스투시, 꼼 데 퍽다운이 그랬듯이 엘리트주의 패션 씬을 대중에게 가져다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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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틀렉 아티스트들의 철학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뎀나는 베트밈에게 고소가 아닌 응원으로 답했다. ‘할렘의 짝퉁 왕’으로 불리던 ‘대퍼 댄’은 한창 활동하던 시절,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찢어버린 대가를 치러야 했다. 구찌와 같은 브랜드들이 고소를 진행했던 것. 그러나 구찌는 이후 그에게 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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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과 화합이 동시에 일어나는 시장. 한편으로 문화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부틀렉 문화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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