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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팝니다, 가격은 1천만 원’ 올 타임 레전드, 크롬하츠 이야기

크롬하츠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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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하츠에 어울리는 말이 있다. ‘올 타임 레전드(All Time Legend)’, 지난 1989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계속 최고의 자리에 있기 때문. 워낙에 유명한 브랜드이기에, 역사와 의미에 대한 이야기는 중간중간 다른 내용과 섞어서 짧게 소개하겠다. “잘 따라와 주세요.” 


‘녹슬지 않는 금속 심장’

크롬(Chrome), 하츠(Hearts), 두 단어가 만나 크롬하츠가 됐다. 무슨 의미냐고? 말 그대로다. ‘녹슬지 않는 금속 심장’. 이름에 걸맞게 그들은 대부분의 제품을 ‘92.5% 순은’으로 제작한다. 925실버는 관리만 꾸준히 해주면 평생 빛을 잃지 않는 귀한 금속이다. 그래서 반지, 목걸이, 팔찌 등 액세서리 제작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워낙에 세공이 어려워서 숙달된 전문가만 화려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데, 크롬하츠는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은세공 기술자가 직접 수작업으로 모든 제품을 만든다. 그래서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예술적인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아, 우리 옷도 만든다고’

여기서 잠깐, 아마 대부분이 크롬하츠는 액세서리만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브랜드로 알고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은세공 달인 레오나드 캄호트, 가죽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리처드 스타크, 존 바우만이 힘을 합쳐 설립한 브랜드답게 가죽을 활용한 아이템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애초에 크롬하츠가 설립되고 처음 판매한 제품도 특유의 은장식이 달린 레더 라이더 재킷이다. 단지 액세서리류가 유명할 뿐, 한정적인 카테고리 범주 안에서 활동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나도 한 개만’

크롬하츠가 국내에서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한 건 지난 2012년, 지드래곤 ‘One Of A Kind’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면서부터다. 크롬하츠는 지드래곤의 뮤비 촬영을 위해 액세서리부터 소품, 가구까지 제작해 줬고, 시크한 블랙 레더 재킷과 반짝이는 크롬하츠 액세서리, 지드래곤의 멋짐이 만나면서 시너지가 폭발! 이때부터 국내에서 크롬하츠 열풍이 시작됐다. ‘플레이보이에서 브랜드 디렉터로’

“크롬하츠? 풋, 한물갔지.”라고 생각한다면 필자는 너무 슬프다. 2023년 현재, 크롬하츠는 수많은 경쟁 브랜드들 속에서 당연 가장 빛나고 있기 때문. 그 중심에는 ‘메티 보이(Matt Digiacomo)’가 있다. 

메티 보이는 크롬하츠와 만나기 전, 흔하게 볼 수 있는 콘셉트 스토어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 80년대 하드코어 음악을 즐겨 듣고, 그림을 그리며 옷을 분해하고, 재조립하기를 즐겼던 메티 보이. 그의 작품들은 크롬하츠 소유주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금방 함께 일하게 됐다. ‘젠장, 이거 멋지다’

메티 보이는 크롬하츠의 올드 한 무드를 180도 바꿨다. 그는 다소 무겁고 진지했던 크롬하츠에 펑키 한 무드를 더했고, 직접 그린 아트워크와 크롬하츠만의 패치워크를 결합해서 제품에 녹여냈다. 메티 보이가 크롬하츠 소속으로 처음 선보인 제품은 모두 판매됐다. 당시 그의 작품을 본 크롬하츠 소유주들의 반응이 재밌는데, “젠장, 이거 멋지다. 우리는 이걸 당장 파리에서 판매해야 돼.”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메티 보이는 현재 크롬하츠의 풀타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숍과 오프라인 스토어에 방문하면 그가 완성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꼭 한번 방문해서 메티 보이만의 펑키 한 무드를 느껴보시길 바란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청바지’

크롬하츠는 곧 ‘리폼(Reform)’이다. 빈티지 리바이스 데님 팬츠, 컨버스, 반스, 칼하트 워크 팬츠 등 기존에 있던 옷을 리폼해서 작품을 만들기 때문. 특히 빈티지 리바이스 데님 팬츠의 경우, 커스텀 전에도 이미 가치가 높기 때문에 크롬하츠의 레더 패치 커스텀이 추가로 들어가면 아주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어느 정도냐면 십자가 패치가 잔뜩 달린 바지 한 장의 중고 거래 가격이 평균 1천만 원 정도? 정말이지 믿을 수 없는 가격이다. ‘우리는 루빅큐브도 만들어요’

마지막으로 크롬하츠가 그간 출시했던 기상천외한 제품 아카이브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은 은으로 만들 수 있는 정말 다양한 것들을 제작 및 판매하는데, 그중에는 테이프 커버, 젓가락, 후추통, 트러플 커터, 덤벨 등이 있다. 심지어 루빅큐브까지 만들었는데 모든 제품이 수작업으로 제작됐고, 925 실버로 만들어진 만큼, 당연히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한다. 하지만 크롬하츠 브랜드 마니아들은 오히려 그들의 이런 특이한 제품에 더 열광하며, 출시와 동시에 빠르게 품절된다. 브랜드 파워가 얼마나 강한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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