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패션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다. 너무 많은 브랜드가 생기고, 사라지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는 이상 흐름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최근 국내외로 주목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국내 패션 브랜드 세 곳. 거두절미하고 바로 알아보자.
‘비워진 라벨’ ÉÉ(etiquette vide)
첫 번째 브랜드는 ‘ÉÉ(etiquette vide)’다. 발음 그대로 ‘이이’라고 읽으면 된다. 특이한 이름의 낯선 브랜드, 이이는 2022년 여름에 출범했다. 야심 차게 선보인 첫 번째 컬렉션은 내추럴한 컬러 톤, 동양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단숨에 국내 패션 신(Scene)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이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감각적인 소재 사용과 기능적인 디자인, 예술적인 캠페인이다. 가장 먼저 기능적인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자. ‘예상하지 못 한 곳에 주머니가?’
이이는 모든 제품에 기능을 부여한다.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부위에 포켓 디테일을 적용해서 수납공간을 늘리고, 실루엣을 취향에 맞게 변형할 수 있도록 지퍼, 스트랩, 레이스를 사용하는 식이다.
이런 특징은 ‘가먼츠 다이드 워크 팬츠’ 제품에서 가장 빛을 발했다. 포켓을 안쪽으로 가리는 게 아닌, 외부로 노출시켜서 입체적인 디자인을 완성했고, 허리에는 비조를 달아서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리를 감싸는 커브드 실루엣을 통해 일반적인 워크 팬츠와는 다른, 이이만의 특별한 워크 팬츠를 완성했다. ‘서로 다른 소재를 합쳐 하나의 옷으로’
이이는 서로 상반된 두 개의 소재를 믹스해서 독창적인 디자인을 완성한다. 스포티한 무드를 느낄 수 있는 나일론과 코튼을 섞어 완성한 ‘나일론 콤비네이션 팬츠’는 이이의 독특한 소재 사용을 대표하는 제품이자,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영화 아닌가요?’
마지막으로 이이가 가진 최고의 무기를 소개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남다른 감도를 가진 캠페인이다. 이이는 매번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할 때마다 룩북과 함께 캠페인 영상을 공개한다. 동시에 성수동에 위치한 쇼룸 내부의 인테리어를 어울리는 무드로 전부 바꾸고, 플레이리스트까지 제공한다. 제품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닌,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모든 부분에 직접 관여하는 것.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이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하단에 위치한 링크를 통해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자.
ÉÉ etiquette-vide‘빈티지와 바이크 문화를 향유하다’ 알프레드(Alfred)
헤리티지 플로스(Heritage Floss)라는 브랜드,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타협 없는 좋은 품질의 소재 사용과 고급스러운 캐주얼 무드로 최근 빠르게 알려지고 있기 때문. 2011년에 론칭한 헤리티지 플로스는 빈티지 의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알프레드(Alfred)’는 그런 헤리티지 플로스의 다른 라인으로, 역시나 빈티지를 기반으로 전개되고 있다. ‘날 것의 매력’
알프레드가 특별한 이유는 빈티지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바이크 문화를 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알프레드의 가장 큰 매력은 강한 남성미. 헤비 한 원단을 사용하고, 빈티지한 워싱 및 대미지 디테일을 주기 때문. 제품들의 전체적인 디자인 역시 밀리터리와 워크웨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강하고 러프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힙한 동네를 지배하는 알프레드’
알프레드의 대표 제품을 고르라면 어쩔 수 없이(?) 로고가 전면에 새겨진 볼캡을 들 수 있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실루엣과 원단, 빈티지한 로고 디자인 덕분에 마니아층을 넘어서 일반 대중들까지 설득하는데 성공했기 때문. 한때 한남동과 성수, 합정을 가면 알프레드 모자를 쓴 사람들을 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모자와 같은 액세서리도 좋지만, 알프레드 브랜드의 무드를 더 잘 느끼고 싶다면 그래픽 프린팅이 들어간 티셔츠, 빈티지 워싱이 들어간 스웻류 구매를 추천한다. 알프레드 특유의 러프한 매력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터. ‘한남동 랜드마크’
알프레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피부로 느껴보고 싶다면 한남동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방문을 강력히 추천한다. 헤리티지 플로스가 위치한 건물 2층에 단독으로 매장이 있어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콘셉트를 확실하게 캐치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구매도 가능하다. 하단 링크를 통해 접속할 수 있으니 참고.
알프레드‘플라스틱에서 받은 영감을 패션으로 풀다’ 플라스틱 프로덕트(PLASTIC PRODUCT)
마지막 브랜드다. ‘플라스틱 프로덕트(PLASTIC PRODUCT)’, 참 범상치 않은 이름이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인 ‘플라스틱’을 패션 브랜드 이름에 사용할 생각을 하다니,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소중한 브랜드 이름에 플라스틱을 넣기로 결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브랜드의 전체적인 무드와 색깔, 제품의 디자인과 컬러 및 소재 선택까지 모든 부분에 있어서 플라스틱으로부터 영감을 받기 때문. “플라스틱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친환경 패션 브랜드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 조금 자세하게 알아보자.‘플라스틱은 언제나 우리에게 영감을 줘’
플라스틱이라는 단어가 이름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친환경을 목표로 운영되는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1차원적인 생각이다. 이들은 플라스틱이라는 소재 자체에 주목한다. 성형이 쉽고, 값싼 소재라는 이유로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 그만큼 일상에서 정말 흔하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특징 때문에 더더욱 플라스틱은 철저하게 외면당한다. 한마디로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인 것. 플라스틱 프로덕트는 이처럼 일상에 널리 퍼져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브랜드를 전개해나가고 있다. ‘심심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아’
옷의 무드는 전체적으로 인더스트리얼하다. 크게 멋부리지 않는 디자인 덕분에 일상에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MPa : Mass Produced articles’라는 이름의 컬렉션 라인을 주로 전개하고 있다. MPa 컬렉션은 단어 의미 그대로 ‘대량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 사용되는 소재보다 디자인과 홍보 방식,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에 더 집중하는 현상에 대한 비판의 의미를 품고 있다. ‘여기가 쇼룸이라고?’
플라스틱 프로덕트는 지난 5월, 성수동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위치가 독특하다.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공장단지, 그것도 4층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 플라스틱 프로덕트 브랜드의 모든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뿐만 아니라 무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지금은 설치미술작가 최병석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새로운 컬렉션을 출시한 플라스틱 프로덕트, 그들의 인더스트리얼한 무드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접속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