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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유잼 지역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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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사투리-디오리진-노잼도시-충남-충북-지명유래

“내비둬 유, 애는 착혀”

밈으로 전해내려오는 충청도 최고의 나쁜 말.

대개 지방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언급하기 바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충청도 사투리보다는 경상도나 전라도 사투리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영화나 미디어 콘텐츠들이 대다수다.

당장 기억나는 충청도 기반 작품은 <짝패>, <소년시대>, <피 끓는 청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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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하는 게 아니라 아쉬워서 하는 소리. 충청도민들의 능청스럽고도 해학적인 말투는 모두의 귀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사투리다. 어떻게 그렇게 창의적으로 돌려 말할 수 있는지, 그 순발력을 배우고 싶을 정도로 신비롭기도 하다.

충청도민들만큼, 충청도 역시 꽤나 재밌는 곳이라고.

무슨 충, 무슨 청인가?

충청도가 처음 설치된 것은 조선 시대다. 1106년(예종 1년)에 ‘양광충청주도도(楊廣忠淸州道)’라고 하여 처음 충청도라는 명칭이 생겼다. 이후 ‘충청도’, ‘양광도’, ‘홍충도’, ‘공청도’ 등으로 계속해서 이름이 바뀌었다. 한양과 가깝게 위치한 지역이라 정치적 사건에 자주 휘말려 반역자의 출신 지역을 낮추기 위해서였다고. 그러다 1896년 13도제가 실시되면서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로 나뉜 충청도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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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충청도의 지도를 볼 때마다 궁금한 것이 있을 터. 남북으로 나뉜 경상도, 전라도 지역과 달리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는 동서로 나누어져 있다.

왜 충청도는 ‘충청동도’, ‘충청서도’가 아닌 충청남도, 충청북도일까?

잘못 나눈 거 아니야?

본래 ‘도’는 군사적 목적으로 길을 구분하기 쉽게 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지만, 이러한 의미는 퇴색되고 행정적인 성격이 더 강해졌다.

8개의 도로 나눠 관리를 시작하던 ‘조선 팔도’ 시절에는 남북이 아닌 동서로 나누어졌다. 그러나 동서보다 남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동도/서도 정책은 유지되어 오다, 1896년에 들어서야 동서가 아닌 남북으로 나누어 관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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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충청도는 좌우로 더 길어서 남북으로 나누기보다는 동도와 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관리하기 더 편했다. 이에 좌/우로 나눴는데 지명 통일성이 떨어지고, 굳이 바꾸면 관리하기도 불편할 것 같아 명칭을 남북으로 통일 시켜버렸다는 게 정설이다.

좌우로 나뉜 충청도를 왜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로 부르게 되었는지는 설 뿐, 명확한 자료가 하나도 없다.

다른 가설로는 ‘위도상 미세하게 충청북도가 위쪽에 있다’, ‘충남의 중심 공주가 더 남쪽에, 충북의 중심 충주가 더 북쪽에 있다’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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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스러운 충청도민의 성격이 지역을 닮은 걸까, 충청도는 은근히 재밌는 구석이 있다.

우리 말투가 제일 부드러워유

대전부터 시작해서 충청도는 ‘노잼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들의 돌려 말하기는 감히 ‘유잼’이라고 할 수 있다. 풍자와 해학이 담겨 있는 충청도 사투리. 대표적으로 개그우먼 이영자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박 파는 충청도인 연기를 하는 유머 영상이 있다.

가격을 물어보면 “사는 놈이 알지 파는 년이 어떻게 안대유~”, 가격을 제시하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비 둬유 돼지 새끼나 먹이게~”라고 대답한다.

가격을 바로 알려주지 않는 것이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을 저렇게 재밌게 돌려 말할 수 있는 것은 충청도 사람들의 특별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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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곡어법을 사용하는 여유 가득한 매력적인 말투에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과거 유머집의 상당 부분이 충청도식 완곡어법이었다고. 이 때문인지, 코미디언계에는 충청도 출신이 절반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한 가지 충청 방언의 특징은 ‘~유’, ‘~혀’ 같은 어미들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끝 어미가 늘어지는 특징이 있어 말투가 느릿느릿하다는 스테레오타입이 있지만, 이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언제나 강조하는 편이다.

“실례하겠습니다” -> “좀 봐유”

“맞아? 안 맞아?” -> “겨? 아녀?”

느려 보여도 말 줄이기 솜씨가 굉장하다고.

그러나, 남한에서 가장 많은 지역과 접해 있는 곳인 만큼 같은 충청도 사람이라도 인접한 타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방언이 조금씩 다르다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역색이 약해지고 사투리 사용률도 많이 낮아지고 있다.

대전 성심당만 생각난다면, 이제 큰 오산. 인간적으로 재밌는 충청도의 매력에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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