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왜 좋아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을 테다. 그게 연인이든, 가족이든,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말이다. 싱어송라이터 밀레나(Milena)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사랑’을 담아 첫 정규앨범 [Where to Begin]을 발매했다.

Q. 첫 정규앨범이다. 이번에는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했다고. 발매를 앞둔 소감이 어떤가.
A. EP나 싱글과는 달리, 정규앨범은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렇게 많은 곡을 한꺼번에 작업하는 건 처음이라 아티스트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오랜 시간 동안 내 모든 것을 담았기에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크다. 이번 앨범이 많은 분들께 닿길 바란다.
Q. 밀레나의 이번 앨범을 한마디로 정의 내린다면.
A.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길 바랐다. 어렵지 않지만, 좋은 음악. 나 또한 평소에 그런 음악들을 자주 듣는다. 11개의 트랙이 자연스레 흘러가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Q. 11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 작업 기간이 궁금하다.
A. 세 곡을 제외하고 모두 혼자 작업했다. 그래서 평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특히 이번 앨범은 작사에 더 공을 들였다. 앨범 구상 기간을 제외하고 실제 작업 기간은 1년 정도 걸렸다.
Q.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악기뿐 아니라 종이를 구기는 소리까지 활용해 곡을 만든다고 들었는데.
A. 일상에서 떠오르는 멜로디나 가사가 있으면 휴대폰을 켜 그 자리에서 녹음을 해둔다. 이를 발전시켜 곡이 완성되기도 하고, 악기를 만지며 자연스럽게 곡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내가 연주할 수 없는 악기의 질감을 대신할 때는 다른 것들로 대체해 소리를 만들어낸다. 종이를 구기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완성한 데모를 연주자에게 전달해 실제 연주로 완성한다.

Q. 1번 트랙부터 11번 트랙까지, 사랑의 시작과 끝이 담겨있다. 앨범 전체를 ‘사랑’ 이야기로 풀어낸 이유가 있을까.
A. “나를 왜 좋아해?”
평소 연인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막상 내가 그 질문을 받으니 말로 다 하기가 어렵더라. 그래서 그 마음을 노래로 전하고 싶었다.
또한 그간의 앨범에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사랑 노래마저도 일이나 삶에 빗대어 표현한 곡들이었다. 같은 사랑 노래더라도 조금 더 가볍고, 쉽게 닿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Q. 개인적인 이야기도 담겨있는지 궁금하다.
A. 모든 곡은 내 개인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누군가 곡을 들었을 때, 각자의 삶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길 바라며 써 내려갔다. 전곡을 다 듣다 보면 ‘이건 내 이야기인데?’ 싶은 곡을 발견할 수 있을 것.

Q. 앨범의 제목이자 서브 타이틀곡인 ‘Where to Begin”,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궁금하다.
A.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룬 앨범이기에 첫 트랙은 그 시작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또한 첫 정규앨범이기에, ‘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하는 의미도 함께 담았다.
Q. 타이틀곡을 ‘Foot on the Moon’으로 정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
A. 앨범을 구상할 때 처음으로 스케치했던 곡이다. 지난여름 wave to earth와 Colde의 미국 투어 오프닝에 참여하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마지막 공연이 끝난 날,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보며 가사를 한 줄씩 써 내려갔다. 그때 느낀 사랑의 감정을 꼭 앨범으로 남기고 싶었다.

Q. 밴드 wave to earth의 김다니엘이 ‘What about Next Spring’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A. wave to earth와 함께 미국에서 공연을 했을 때 정말 많은 걸 느꼈다. 음악에 대한 태도, 공연을 대하는 마음, 삶을 바라보는 자세까지… 원래 친했던 동생들이 새롭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실에 있을 때 종종 같이 노래를 부르며 놀았는데, 특히 김다니엘과는 목소리 합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데모를 만든 후 들려주며 함께 작업할 것을 제안했다. 흔쾌히 수락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

Q.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Piano’의 작곡에 참여했는데, 그와의 작업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A. 원래 그의 오랜 팬이었다. ‘Piano’를 작업하며 재즈풍이 아니라, 진짜 재즈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항상 동경하던 장르였지만 정식으로 배워본 적은 없었다. 그동안은 ‘재즈 같은 느낌’만 살리려고 했었다.
그래서 윤석철 선배에게 데모를 전달하며 조심스레 협업을 제안했다. 그런데 정말 흔쾌히, 그리고 즐겁게 함께해 주었다. 그야말로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순간이었다.
윤석철 선배의 작업실에서 피아노와 보컬을 동시 녹음으로 진행했다. 라이브로 녹음한 건 처음이라 긴장되면서도 황홀한 경험이었다. 헤드셋을 통해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내가 무엇을 부르고 있는지조차 잠시 잊을 만큼 몰입했다. 지금까지도 마법처럼 기억되는 순간이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A. 늘 어려운 질문이다. 시기마다 애착이 가는 곡은 변한다. 요즘은 ‘Bluejay’에 마음이 간다. 며칠 전 전곡을 들으며 요리를 했는데, ‘Bluejay’가 나오는 순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덕분에 그날 밤은 낭만적인 밤이 되었다.

Q. 첫 정규앨범이 어떤 앨범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A. 이건 밀레나다. 이렇게 느껴질 수 있는 앨범이길 바란다. 가사와 사운드 모두 나다운 방식으로 채웠기 때문에, 밀레나의 색이 뚜렷하게 담긴 앨범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Q. 앨범 발매 후, 팬들과 직접 만날 기회가 있을지 궁금하다.
A. 8월 3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대에 설 예정이다. 앞으로 더 많은 페스티벌을 통해 만날 수 있길 바란다. 또한 올해가 가기 전, 단독 공연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기대해달라.

Q. 끝으로 이 앨범을 듣게 될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각자의 이야기와 감정들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노래했지만, 결국 우리의 삶과 닿아있는 이야기들이다. 여러분의 하루에 조용히 스며들 수 있는 앨범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