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으로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게 될 줄은 몰랐다. 일까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블로그에 끄적이는 글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인스타그램부터 ‘매거진’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계정이 다양한 글들을 다루고 있다.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지식을 남들에게 멋드러지게 알려주는 게 로망일 터. 패션을 업으로, 그 중 에디터 혹은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에디터가 처음 패션의 세계에 눈을 떴을 때 읽었던 책을 추천한다. 패션 관련 책 읽기는 글과 의복 모두에 친숙해질 수 있는 치트키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
복제품이 사랑받는 문화, <레플리카>

“미래가 아닌 과거를 찬양하고, 새것보다는 낡음에 열광하며
세계화 대신 지역기반 사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패션과 그 문화에 대하여”
‘오리지널’, ‘근본’, ‘복각’, ‘아메리칸 캐주얼’. 4가지 키워드에 모두 끌렸다면, 당신은 남성복 덕후로서의 자질을 갖췄다.
남자도 꾸미는 시대. 그러나 몇몇 남성들의 패션 소비는 여타 여성들과 양상이 달랐다. 그들도 겉모습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게 있었다. 근본과 크래프트맨쉽, 퀄리티를 지독하게 따진다는 것.
<레플리카>는 리바이스부터 시작해 오리지널이 중요한 다양한 남성 의복 오리지널, 복각, 그리고 그 문화에 대해 다룬다. 가치 있는 ‘빈티지’가 비싼 건 의복 뿐만 아니라 가구, 음반 등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말이다.
오리지널을 ‘따라 만듦’에도, 사람들이 찬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특히 일본이 레플리카 문화가 발전되어 있다. 복각 문화는 복제품, 즉 레플리카지만 그 시절 청바지를 동경하는 그들의 마음, 그리고 마니아들의 열정이 한 데 모인 결과다.
이 책에 나온 옷들을 모으다보면 패션은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관심이 많다는 스테레오 타입을 확실하게 깨버릴 지도 모른다. 몇십, 몇백만 원까지 호가하는 ‘근본’과 복각 문화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레플리카를 읽고 ‘진짜’를 지향하는 남성복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아메토라(W. 데이비드 막스 지음)>, <헤비 듀티(고바야시 야스히코 지음)> 두 가지 책을 추천한다.
패션은 자기 표현이다, <사토리얼리스트 맨>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블로그 <더 사토리얼리스트>를 운영하는 스콧 슈만. 그가 전세계 거리를 돌아가니며 만난 남성들의 패션을 한데 모았다.
“우리는 런웨이가 아니라 거리를 걷는다”
장소에 맞게, 우리는 거리에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 한다. 스콧 슈만은 그런 우리들을 위한 참고서를 만들었다. 옷 잘 입는 사람들만 아는 노하우부터 체형 별 팁이 담겨 있다.
더블 브레스티드, 피크드 라펠과 같이 평소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버튼의 위치, 개수, 라펠의 모양 등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그림,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한다.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까지 담겨 있는 <사토리얼리스트 맨>은 스타일을 원하는 남성을 위한 기초적인 것들이 모두 담겨 있다.
그렇다고 남성적인 수트 차림이나 의복만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진주 귀걸이를 한 남성, 크롭티를 입은 남성 등 다양한 거리의 남성들을 촬영했다. 이는 패션에 정답은 없으며, 자기 표현이 가능한 하나의 삶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삶의 모든 것에 연관 되어 있다, <패션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숨 막히는 코르셋을 입던 1900년대에서 겨우 100년이 지났을 뿐인데, 다양한 문화의 탄생과 함께 의복도 진화해왔다.
해리엇 워슬리 저자의 <패션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지난 100년 간의 패션 역사에 획을 그은 100가지 아이디어에 주목했다. 여성복의 해방을 상징하는 코코 샤넬, 이브 생 로랑부터 초현실주의 패션의 스키아파렐리, 펑크 패션을 만들어 낸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다양한 패션 디자이너와 당대 시대 상황에 따른 변화, 정치적, 경제적 사건들을 총망라해 지금의 패션 속 숨어 있는 본질을 독자들에게 알린다.
<패션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패션 아이템은 물론 아이코닉한 인물, 브랜드, 문화까지 다양하게 다루며 단순 스타일링만이 패션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