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셀린느를 탄생시킨 전설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복귀 준비를 끝냈다.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는 사전 회원가입을 받고 있으며, 첫 번째 컬렉션 오픈 일정을 10월 30일로 확정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의 복귀를 기념하며 벅찬 마음을 안고 그녀에 대해 알아보자.
지금의 LVMH 그룹을 만든 장본인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루이비통, 티파니앤코, 디올과 겐조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를 소유한 LVMH 그룹이 한 인물의 덕을 봤다니. 믿을 수 없는 말이다. 하지만 사실인걸, 피비 파일로는 분명 기업 성장에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죽어가는 셀린느를 정상으로’
뻔한 스토리부터 알아보자. 피비 파일로가 진부하고 지루한 브랜드라고 평가받던 셀린느(Celine)를 이어 받은 건 지난 2008년, 당시에는 모두가 셀린느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번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는 다시 끌어올리기 굉장히 어렵기 때문. 제아무리 뛰어난 디자이너가 오더라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하지만 그 디자이너가 다름 아닌 피비 파일로라면? 결과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올드 셀린느 = 피비 파일로’
LVMH 그룹의 베르나도 회장은 피비 파일로를 모시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고, 수차례 설득했다. 당시 피비 파일로는 “최고의 럭셔리는 바로 시간이다.”라는 말과 함께 육아를 위한 휴식기에 들어간 상태였고, 쉽게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집요한 베르나도 회장의 설득에 그녀도 마음을 열었고, 그녀는 기대를 패션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으로 보답했다.
그녀가 준비한 셀린느에서의 첫 번째 작품, 2010 SS 컬렉션은 우려와 기대 속에서 공개됐고, 런웨이가 끝나자 쇼장에는 기립박수가 흘러나왔다. “Less is more” 피비 파일로는 최대한 덜어내는 작업을 통해 첫 번째 컬렉션 공개와 동시에 셀린느를 최고의 브랜드로 다시 끌어올렸다. ‘올드 셀린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어서 와 에디, 저는 이제 그만할게요”
피비 파일로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10년 동안 셀린느를 부흥기로 이끌었다. 그렇게 수많은 컬렉션을 모두 성공적으로 선보인 피비 파일로, 그녀는 브랜드가 정상에 도착했을 때 은퇴를 발표했다. “나는 항상 거리에서 모든 걸 찾아낸다.” 아름다운 미니멀리즘을 상징했던 피비 파일로, 그녀는 조용히 셀린느를 떠났지만 패션계는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다.
5년의 공백
피비 파일로가 셀린느를 떠나고, 에디 슬리먼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됐다. 그렇게 ‘뉴 셀린느’의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올드 셀린느와 반대되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컬렉션을 선보였기 때문. 부정적인 여론은 즉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드 셀린느의 팬들은 등을 돌렸고, 피비 파일로를 돌려달라며 절규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피비 파일로는 시간을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셀린느에서의 10년 때문에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적었던 그녀는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5년이라는 긴 공백이 시작됐다.
‘저 복귀합니다’ 셀린느 말고, 피비 파일로
2021년, 긴 공백의 벽을 부수고 피비 파일로가 복귀를 예고했다. 그녀는 공백 기간 동안에도 스튜디오에 출근하며 패션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빅뉴스! 모든 매체가 그녀를 주목했다. ‘여왕의 귀환’이라며 그녀의 복귀를 환영했다.
‘언니, 그래서 언제 와?’
하지만 그녀의 복귀는 계속해서 연기됐다. 2022년 초 공개 예정이었던 컬렉션이 2022년 말로 미뤄지더니 급기야 2023년으로 넘어갔다. 중간중간 이슈는 계속됐다. 피비 파일로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가 오픈했고, 다시 한번 매체를 관련 소식으로 뒤덮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났고, 드디어 피비 파일로의 복귀 컬렉션 공개 일정이 확정됐다. 10월 30일, 월요일이다.
“트렌드를 따르지 말고 스타일을 만들어라” 수많은 명언을 탄생시킨 피비 파일로,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공개하는 첫 번째 컬렉션은 패션계에 또 어떤 파란을 일으킬까? 의심은 없고, 기대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