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이 남자가 핫하다. 스크롤 몇 번만 내리면 관련된 게시물이 눈에 띄기 때문. 현재 드라마 <언제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주인공으로 출연 중인 그는 현재 1년 차 후배들을 이끄는 4년 차 전공의 ‘구도원’ 역을 맡아 츤데레미 가득한 선배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배우를 처음 알게 된 건 2017년 영화 <더 테이블>을 통해서다. 평소 김종관 감독의 팬이었던 나는 극 중 리얼한 그의 연기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고, 이후 다른 작품에서 보일 때마다 반갑기까지 했다. 아쉬운 점은 딱 하나, ‘분명 뜰 것 같은데, 왜 더 안 뜨지?’

마침내 이 걱정과도 같은 생각이 끝났다. SNS는 물론 각종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드라마가 중반부로 접어선 지금, 현실에 있을 법하지만 실제로는 없는 배우 정준원과 그의 필모를 훑어보고자 한다. 혹, 이번 드라마로 빠지게 된 팬들이 있다면 오늘 이야기하는 작품들은 꼭 보시길.
배우, 정준원

1988년생인 그의 올해 나이는 38세, 벌써 데뷔 13년 차에 접어선 베테랑 연기자다. 고등학생 시절 연극부 활동을 시작으로 처음 무대에 오른 그는 당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과 일종의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어 좋았다고. 그렇게 시작한 연기로 이후 서울예대까지 진학하게 된다.
2013년 독립영화를 시작으로 꾸준히 매체 연기를 선보인 그는 매년 드라마, 영화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출연해 왔다. 작은 단역부터 주연으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꾸준히 노력해 온 셈. 그중 에디터가 인상 깊었던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영화 <더 테이블>에서는 톱스타가 된 정유미의 다소 찌질한 전 남자 친구 역을 맡았다. 당시 촬영 열흘 전에 캐스팅되어 짧은 기간 동안 준비해야 했다고. 이후 영화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굿바이 비원> 등에서 공교롭게도 전 남친 역을 자주 맡아 일명 ‘전 남친 전문 배우’라는 별명도 생기게 된다.
총 4개의 단편영화가 옴니버스로 구성된 넷플릭스 <페르소나> 중 ‘밤을 걷다’도 주목할 만하다. 꿈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남녀의 이야기로, 아이유의 상대역을 맡아 연기한다.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대화에 초점을 맞춘 연출이기에,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드라마 속 정준원의 연기도 색다르다. 특히 <VIP> 에서 극 중 배우 이청아를 짝사랑하는 역을 맡았는데, 다소 애매한 캐릭터 설정으로 호불호가 있었던 건 사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끊임없이 직진하는 모습에 소위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평과 함께 귀엽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런 그가 2025년, tvN 인기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주연으로 대중 앞에 등장했다. 크리에이터인 신원호 PD가 예전부터 자신의 보석함에 넣어뒀던 배우라고 표현하기도. 물론, 결과는 성공이다. 벌써 많은 이들이 ‘사돈총각’, ‘구도원’이라는 캐릭터에 푹 빠졌으니 말이다.
이제 시작이다

흔히들 본인이 남몰래 좋아하던 인물이 유명해질 경우 괜히 ‘나만 아는 배우였는데’라며 아쉬워하지 않는가. 에디터는 오히려 반대다. 정준원이라는 배우를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되어 기쁠 지경. 그런 나의 바람은 단 하나, 앞으로 그가 출연하는 더 많은 작품과 다양한 연기를 보고 싶다는 것. 과거 인터뷰에서 쓰임새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던 그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