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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마세요, 계속 선동 당하고 싶다면

우리는 더이상 괴벨스의 장난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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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괴벨스-나치독일-히틀러-에드워드버네이즈-오르테가이가세트-선동-선전-가짜뉴스

세계 정복을 꿈꿔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대중들이 나의 목적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든 약을 팔아야 한다면, 그 약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선전 선동’이 필요하다.

선전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면 선전에 대해 몰라도 되는가? 그것도 아니다. 혹, 누군가 악을 위해 선전을 이용하고 있을 때 그것이 선동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구별해야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지고, 그 사이에서도 진실인지 거짓인지 분간이 안되는 일이 허다한 현대사회. 이제 우리는 ‘프로파간다’에 대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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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라는 단어를 선전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던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신문, 라디오 등과 같은 매체를 이용했다. 이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독일 국민들을 나치에 빠뜨렸던 히틀러의 스피커, 괴벨스 역시 가정에 라디오라는 미디어 매체를 보급했다.

미디어와 함께하는 현대 사회, 서로의 목소리가 서로를 설득하기 위한 선전 수단인 지금 필요한 건 프로파간다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힘이다.

‘프로파간다’, 현대 광고 홍보학의 아버지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여성의 길거리 흡연을 자유화 시키고, 모든 미국인들이 베이컨을 먹게 만들었다.

그는 단순히 “이제 거리에서 여자들도 담배를 피워도 됩니다”, “싸고 좋은 베이컨 많이 드세요”라고 외치지 않았다. 권유가 아닌 생각 자체를 바꿔놓았다.

지금 누군가를 사로잡는 것이 목표라면 선전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방법은 책 속에 있다.

미국의 아침 메뉴를 바꿨다 <프로파간다>, 에드워드 버네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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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결정은 정말 당신의 생각일까?”

베이컨과 계란후라이. 서양식 아침 식사나 브런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베이컨이 서양인들의 통상적인 아침밥은 아니었다. 에드워드 버네이즈가 나타나기 전이었기 때문. 그는 의뢰를 받았다. 베이컨을 많이 팔 수 있도록 홍보해달라고. 그는 ‘식습관’에 집중했다.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들의 말이라면 단순한 심리적 호소를 넘어 건강해지고 싶은 욕망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이용했다. 요리하기 간편하고 값싼 베이컨을 의사들이 장담했으니, 미국에는 베이컨 열풍이 불었다. 이는 곧 정형화되어 미국인들의 아침을 책임지는 음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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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거리 흡연은 어땠을까. 거리에서의 담배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20-30년대는 여성 인권 운동이 활발했던 시대였다.

무언의 성차별이 있었지만, 담배 회사는 여성 흡연율까지 높인다면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에드워드 버네이즈가 나섰다.

“담배는 자유의 횃불”

그는 담배 끝에 불을 붙이는 행위가 단순히 담배를 피우기 위한 행동이 아닌 ‘자유의 횃대에 불을 붙이는 횃불’이다’라고 선전했다. 덕분에 광고를 맡겼던 담배 회사의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는 그 시절 여성들 사이에서 ‘힙’의 상징이 되었다. 사교계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도록 적극 장려하고, 부활절 퍼레이드에 흡연하는 여성들을 노출시키며 담배를 자유의 횃불이라 불렀다. 시각적 요소를 장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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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본 여성들은 담배가 곧 자유와 독립, 평등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열광했다. 이는 곧 언론을 통해 퍼져나갔다. 미디어도 장악했다. 서사를 통해 무의식을 자극하고, 시각적 요소를 장악하고, 언론을 이용했다. 당시 여성주의 운동을 펼쳤던 운동가의 상당수가 흡연가였다고.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선전은 설득 그 이상으로 정신을 지배했다.

그렇게는 쓰이면 안 됐는데 <괴벨스 프로파간다>, 파울 요제프 괴벨스

나치 독일의 선전가 파울 요제프 괴벨스. 그는 역사상 최고의, 아니 최악의 프로파간다 전문가였다. 그는 유대인을 악마라 칭하며 사회적 갈등을 조장했다. ‘유대인=악마’는 사실이 아니다. 다만 악마를 처단함으로써 독일인의 우월함을 증명할 수 있었다. 선민의식을 이용해 유대인 박해를 정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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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유대인 악마화는 버네이스의 프로파간다 원칙, 앞서 살펴봤던 ‘횃불의 담배’ 캠페인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아래는 <Der Stürmer> 잡지를 통해 유대인 악마화에 이용된 프로파간다 수법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아리아인이 악마를 처단하는 이미지를 사용해 감정적이고 시각적인 자극을 이끌어낸 것. 언론을 통해 아리아인과 유대인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사회적 분열을 만들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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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자극하는 이미지 활용, 사회 분열 조장, 매체를 통한 꾸준한 보도로 사람들의 무의식까지 자극했다. 인간의 감정을 이용해 상징적 요소를 무의식 속에 각인시킨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인종 학살 중 하나인 홀로 코스트는 괴벨스의 선전을 통해 이뤄졌다.

우리는 합리적인 인간이 맞을까 <대중의 반역>, 오르테가 이 가세트

에드워드 버네이즈와 같은 현실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 이가 있다. 스페인의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 에드워드 버네이즈의 <프로파간다>는 1928년, <대중의 반역>은 1930년에 발간된 책으로, 둘은 동시대를 함께했다.

오르테가는 말했다. 대중들은 무지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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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자신들이 합리적인 줄 안다”

이 문장 하나가 핵심이다. 그는 대중이 무지한 존재라, 대중의 힘이 커질수록 민주주의는 위협받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엘리트의 지배가 필요하다. 플라톤 철인정치의 연장선상인 셈.

버네이즈는 이런 무지한 대중을 이용해 광고 홍보를 실행했던 것. PR 전문가에 의해 여론이 쉽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대중의 반역>은 선동 선전을 주로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대중의 감정적인 특성, 무지에 의해 여론에 쉽게 휩쓸린 후 가지는 자신만의 확신은 선전가들이 가장 이용하기 좋아하는 것들이다.

진정한 엘리트가 사회를 이끌지 않으면 에드워드 버네이즈같은 선동가에게 휩쓸려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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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합리적이지 못한 인물이라는 것을 인지하면, 엘리트의 부재에도 괴벨스같은 선동가들에게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자각해야 한다. 물론 오르테가는 이 같은 주장으로 인해 엘리트주의자라는 비판을 받는다.

<프로파간다>, <괴벨스 프로파간다>, <대중의 반역> 위험하다고 언급한 이 책들이 기회를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에 쉽게 현혹되는 현상마저 그들의 주장이 우리의 무의식을 자극하는 것일 터. 모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

감정 자극, 서사 전개, 반복, 매체 장악, 단순 명료한 메시지와 이미지 활용, 적을 명확하게.

언제나 경계태세를 갖추자. 내가 지금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듣는 게 아닐지, 이 정보에 왜 끌리고 있는지, 내 앞에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이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렇게 주장했는지 등.

우리가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임을 자각할 때면, 아무개의 병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무것도 믿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거짓일까 하는 생각은 오히려 무력감을 느끼게 만들 터. 그러나 끊임없는 의심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계몽이란, 스스로 생각할 용기를 갖는 것이다”

-칸트

인간이 완벽히 합리적이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괴벨스의 장난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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