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포드처럼, 뎀나도 구찌를 살려야 한다 커버이미지
fashion

톰 포드처럼, 뎀나도 구찌를 살려야 한다

Gucci Generation, 뎀나 바잘리아의 청사진

URL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공유해보세요!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구찌, 구찌, 구찌”

1995년, 당대 최고의 스타 마돈나가 MTV 시상식에서 외친 한마디였다.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90년대 구찌, 톰 포드의 능력은 음악 시상식에서 구찌가 나올 정도라니. 클래식한 럭셔리 시장을 ‘관능’으로 물들이는 과감한 도전. 그는 ‘포르노 시크’를 세상에 건네며 세상을 구찌로 물들였다.

톰 포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개념을 만든 인물이다. 망해가고 있던 구찌를 0부터 100까지 전반적으로 다시 브랜딩했다. 세일즈, 브랜딩에서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그리고, 2025년. 구찌의 지휘봉을 잡은 ‘뎀나 바잘리아’가 톰 포드 시절 구찌의 미감을 가지고 왔다.

1995년 구찌 쇼가 떠오르는 조명과 배경, 슬림한 실루엣, 그리고 테일러링 기반의 의상들은 과거 톰 포드가 그랬듯 구찌의 부활을 외치는 듯하다.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그의 룩북을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화제거리였으니.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뎀나는 톰 포드 시절의 관능미를 다시 부활시키려고 한 것일까? 스트리트 패션, 오버사이즈 실루엣이 질려서 슬림하고 정교한 실루엣을 가지고 왔을까?

뎀나 바잘리아의 구찌 룩북을 두고 “슬림핏 발렌시아가다”, “톰 포드 시절이 다가온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

그러나 에디터는 생각했다. 뎀나가 받은 ‘구찌 살리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톰 포드의 전략이 제격이라고.

성욕은 많은 것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톰 포드의 구찌 캠페인은 노골적이었다. 뭐, 주변에 눈치 볼 사람이 없다면, 사람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1995년, 톰 포드는 첫 컬렉션부터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여기에는 그의 ‘깡’이 담겨 있다. 경영진은 우아함보다는 섹시함에 좀 더 집중되어 있는 옷들이 구찌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하며 반대했기 때문. 그러나 톰 포드는 밀고 나갔고 성공했다.

화려한 실크와 벨벳 소재, 은은하게 빛나는 파워 수트,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 등. 매혹적인 디자인은 패션계의 교황 ‘안나 윈투어’마저 반하게 만들었다.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캠페인은 대놓고 섹스 어필이었다. 누드, G 모양의 음모, 관계를 연상시키는 등 전설적인 화보들로 브랜드를 가득 채웠다.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70년대 레트로 스타일을 구찌 헤리티지와 함께 재해석하며 구찌는 섹시하고 관능적인, 화려한 브랜드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당대 최고의 브랜드가 되었다. 그에 따라 매출도 고공행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구찌를 180도 바꿔놓은 톰 포드를 천재적인 마케터라고 불렀다. 사실 그는 마케팅,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싫어했다. 마케팅이란 실제로 팔리지 않는 것을 팔아야 할 때 필요 한 것이라서다. 그럼에도 가독성을 위해 마케팅, 브랜딩이라는 말을 빌려야겠다.

“사람들이 가져야만 하는 제품을 만들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 Tom Ford

톰 포드는 사람들이 구찌를 ‘욕망’하게 만들었다.

뎀나는 숙제가 있다

구찌를 살리는 것. 최근 꾸준한 매출 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케링 그룹과 그룹을 대표하는 브랜드 ‘구찌’. 뎀나 바잘리아가 구원투수로 구찌에 투입되었다. 발렌시아가와 워낙 찰떡이었던지라, 왠지 모를 강제 인사이동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톰 포드, 사바토 데 사르노 처럼 테일러링도 잘하는 그였기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2025년 12월 공개된 구찌에서의 두 번째 컬렉션 ‘Gucci Generation’으로 뎀나의 청사진을 제대로 알렸다. 톰 포드 구찌의 분위기를 가져왔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컬렉션과 비교하며 “Tom Ford Era is Back”을 외치고 있다.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그는 톰 포드 시절이 패션의 이해를 연 시작점이라 회상했고, 소비자들이 ‘욕망’을 불러일으키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70년대 스타일 트렌드는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셀린느의 에디 슬리먼이 그랬고, 하이웨이스트 진, 플레어 팬츠 등 디스코 시대를 연상시키는 스타일링이 종종 보였다. 그리고 뎀나는 톰 포드가 구찌에서 70년대를 재해석했다는 것을 포착했을 것.

톰포드-뎀나-바잘리아-구찌-Gucci-Generation

사람들은 노스탤지어와 새로움을 원한다. 그저 톰 포드의 구찌를 뎀나가 답습하는 것보다, 뎀나만의 구찌를 원할 터. 그리고 뎀나는 그 지점을 가장 잘 긁어주는 디자이너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톰 포드가 떠오른다고 말했지만, 선글라스, 실루엣 등 많은 부분에서 뎀나만의 개성이 드러난다. 슬림핏 뎀나라고 할까.

그는 욕망을 자극할 줄도, 서사를 풀어내는 법도 알고 있다. 그의 숙제는 세상이 다시 “구찌, 구찌, 구찌”를 외치게 만드는 것이다. 톰 포드가 90년대 구찌를 새롭게 만들었듯, 뎀나는 제2의 톰 포드이자 제1의 뎀나 바잘리아로서 구찌를 부활시킬 준비를 마쳤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