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의 소설 &lt;이방인&gt; 속 주인공 ‘뫼르소’는 삶의 중요한 사건들 앞에서 냉정하고 무심한 태도를 보인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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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습은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회피형 애착’과 유사하게 해석되곤 한다.&nbsp;



뫼르소는 과연 회피형 인간인가.&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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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회피형 애착’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유형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감정적 친밀감을 불편해하고, 상대에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경향이다.&nbsp;



대체로 자립성을 과도하게 중시하며 감정을 표현하거나 공유하는 데 거리감을 느낀다.&nbsp;



오늘날 연애에서 회피형은 흔히 ‘기피 대상’이 되곤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타인의 감정에도 공감하거나 반응하는 데 인색하기 때문.&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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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친밀감이 형성되기 어려운 탓에 파트너는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외로움을 겪게 된다. 결국 ‘나만 애쓰는 연애’가 되는 것.&nbsp;



소설 속 뫼르소의 언행과 태도는 회피형의 여러 특징을 떠올리게 한다.&nbsp;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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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lt;이방인&gt;의 첫 문장이자 소설 전체의 정조를 보여주는 핵심 상징이다.&nbsp;



어머니의 죽음 앞에 그는 슬퍼하지 않고, 심지어 정확한 날짜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사회는 애도의 감정을 ‘당연한 반응’으로 간주하지만, 뫼르소는 거기서 어떠한 감정적 동요도 보이지 않는다.&nbsp;



이처럼 감정 표현의 억제 또는 무심함, 그리고 정서적 친밀감에 대한 거리는 회피형 애착의 대표적인 특징과 맞닿아 있다.&nbsp;



“나 사랑해?” “그런 감정은 모르겠어”&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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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마리’와의 대화는 관계에 대한 무관심을 잘 보여준다.&nbsp;



마리는 그에게 사랑을 확인하지만, 뫼르소는 “그런 감정은 모르겠다. 하지만 원한다면 결혼은 할 수 있어.” 라고 반응한다.&nbsp;



그들의 관계에는 신체적인 친밀감은 있지만 정서적 교류는 희박하다. 감정에 무관심하고, 관계의 깊이에 몰입하지 않는 그의 태도는 회피형의 전형적인 패턴과 닮아 있다.&nbsp;



또한 그는 책임은 지되 애착은 회피한다. 결혼 자체는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감정적 동기나 확신 없이 수동적으로 수용할 뿐이다.&nbsp;



그러나 뫼르소는 단순한 회피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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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는 감정을 숨기거나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감정의 본질적 가치 자체를 의심한다.&nbsp;



즉,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정하고 무의미함을 수용하는 태도에 가깝다.&nbsp;



“나는 행복했고, 또 지금도 행복하다.”&nbsp;



소설의 막바지, 사형을 앞둔 뫼르소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공포나 후회, 비탄 대신 그는 현재 이 순간의 존재만을 느낀다.&nbsp;



그에게 있어 삶의 사건들과 감정은 덧없는 파편일 뿐 그 자체로 특별하거나 중요하지 않다.&nbsp;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지 않다고 믿는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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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형 애착은 감정을 느끼지만 불편해서 피하는 방어기제다. 반면 뫼르소는 감정을 무가치한 것으로 보는 ‘실존적 인식’에서 출발한다.&nbsp;



그는 사랑, 슬픔, 기쁨 모두를 삶의 덧없음 속에서 지나가는 감각 정도로 여긴다. 그래서 감정을 숨기거나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nbsp;



정리하자면, 뫼르소는 겉보기에 회피형 애착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실존주의적 무감정과 부조리 수용이라는 ‘철학적 태도’가 자리한다.&nbsp;

#회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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