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 파일로의 등장과 올드머니 트렌드. 억지 트렌드라며 대중들에게 분노를 샀지만, 결국 세상은 클래식을 향해 가고 있다. ‘올드머니&#8217;라는 단어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자. 대학생을 표방하는 프레피룩과 괴짜 모범생 같은 긱시크. 깔끔한 차림새의 90s 미니멀리즘과 오피스룩. 네 가지 키워드는 최근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트렌드의 ‘이름&#8217;이다. 억지라던 그 트렌드는 이름만 바뀐 채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819" height="1024"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4/웡크웨어-819x1024.png" alt="워크웨어-트렌드-이유" class="wp-image-5632"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4/웡크웨어-819x1024.png 819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4/웡크웨어-240x300.png 24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4/웡크웨어-768x960.pn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4/웡크웨어.png 1080w" sizes="(max-width: 819px) 100vw, 819px" /></figure>



한 가지 올드머니의 스타일과 대척점에 있는 트렌드는 ‘워크웨어’다. 돈 좀 있는 대학생, 사무실에서 일하는 회사원이 아닌 안전해야 하고, 육체노동에 불편함이 없는 현장 노동자들의 옷으로 멋을 부리는 것이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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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다섯 가지 키워드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노력&#8217;이 필요한 이들이 즐겨 입을 옷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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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엔데믹&nbsp;시대엔 노는 게 일</h2>



억압된 사회로부터의 해방. 응축되었던 에너지가 폭발했다. 여행은 필수, 그동안 가지 못했던 여러 가지 페스티벌에서 신나게 놀았다. 정장을 입고 놀러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패션 역시 화려한 스타일의 연속이었다. 즐기고 뽐내는 게 가장 중요한 새로운 시대가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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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퀘어드 2, 디젤 등 화려했던 Y2K 시절의 브랜드들을 오랜만에 마주하기도 했다. 노는데 쓰는 돈은 보복 소비로 명명된 지금을 합리화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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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파티는 끝났다</h2>



떨어질 생각이 없는 금리.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물가로 사회의 분위기는 꽤나 달라졌다. 우리의 지갑을 압박하는 상황 속, 더 이상 놀고먹기만 할 수는 없다. 일을 구하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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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초부터 ‘조용한 럭셔리’라는 말이 떠돌기 시작했다. ‘나는 명품이다’ 외치는 것 같은 발렌시아가나 미우미우가 아닌 더 로우, 로로피아나 등 &#8216;고급&#8217;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옷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제 방탕한 파티를 끝내고 격식을 차리기 시작한 걸까?



일로 사람을 만날 때는 격식을 차려야 한다.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는 앞선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준다. 내 개성과 몸매를 뽐내는 옷보다 귀한 자재들이 입는 옷이 비즈니스맨들에게 더 안성맞춤이라는 것.&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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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일자리로 돌아갈 시간</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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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웨어,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옷이다. 작업에 필요한 도구들을 옷에서 바로 꺼낼 수 있게 주머니가 많은 옷, 날카로운 철근들이 날아다니는 곳에서 다시 지출이 없도록 찢어지지 않을 질긴 원단을 사용했다. 이제는 실용성을 위한 스타일이 아닌 장식을 위한 스타일이 되어버린 워크웨어. 이는&nbsp; ‘래퍼들이 입는 멋진 옷&#8217; 혹은 ‘코로나로 인해 편한 옷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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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은 당시에 비해 적어진 현재이지만, ‘노동&#8217;이라는 행위의 상징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파티를 즐기느라 바쁘던 우리는 왜 워크웨어와 더불어 오피스룩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을까? 이제는 일자리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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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는 여성들을 위한 옷. 피비&nbsp;파일로가&nbsp;옷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다. 그런 피비&nbsp;파일로의&nbsp;등장이 이렇게 각광받다니. 단순히 전설의 디자이너가 돌아오는 것 그 이상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21세기, 현대의 워크웨어가 바로 피비&nbsp;파일로가&nbsp;건넸던 미니멀하고 실용적인 오피스 룩이다.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패션의 상생이 이제는 이해가 좀 된다. 우리는 이제 정부가 주는 돈으로는 부담스러운 물가를 견뎌내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고, 당장의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급여를 줄 사무실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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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에 고스펙 혹은 하나에 미친놈이 되고 싶어 열심히 움직인다. 일을 구한다고 구해지는 것도 아니니, 입사 전부터 하는 피나는 노력. 이러한 흐름 때문에 프레피 룩, 긱 시크 트렌드가 세상 모든 ‘취준생&#8217;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아닐까. 필자 혼자 쓰는 시나리오겠지만, 작금의 트렌드는 이제 파티가 아닌 노력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내포하는 것이 아닐까.



<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정, 반, 합</h2>



패션은 나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트렌드는 시대를 반영한다. 많은 사람들이 트렌드를 따르는 이유는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반골들은 새로운 것을 파고 다니겠지만, 이 역시 대중들의 공감을 얻게 되었을 때는 트렌드가 되는 것이다. 변증법처럼 돌아가는 세상이라,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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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외골수처럼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들을 멋지다고 말한다.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우매한 사람이라는 듯이. 그러나 괜히 나는 트렌드를 따르는 사람이야 하며 자책할 필요가 없다.&nbsp;그 많은 사람들이 무엇에 공감하는지 찾는 일 역시 우리를 멋지게 만드니까!

#프레피룩

"프레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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