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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럭셔리 그룹 푸이그(Puig)가 ‘드리스 반 노튼’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다.&nbsp;



패션계는 술렁였다.&nbsp;



오랫동안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브랜드마저 큰 변화를 맞이했기 때문.&nbsp;



당시 드리스 반 노튼은 매각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nbsp;



“30년 넘게 내가 세워온 회사를 위한 믿을 만한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668"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10/스크린샷-2025-10-29-오후-4.28.57-1024x668.png" alt="드리스 반 노튼, 디자이너, 앤트워프식스" class="wp-image-19648"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10/스크린샷-2025-10-29-오후-4.28.57-1024x668.pn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10/스크린샷-2025-10-29-오후-4.28.57-300x196.pn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10/스크린샷-2025-10-29-오후-4.28.57-768x501.pn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10/스크린샷-2025-10-29-오후-4.28.57.png 1394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무엇보다, 매각 조건 중 핵심은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이사회 의장’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nbsp;



또한 앤트워프에 위치한 본사와 주요 팀이 회사의 심장부로 남도록 보장하는 조건을 제시했다.&nbsp;



일종의 ‘동맹’을 맺은 셈. 지분의 다수를 넘기되 창작과 브랜드 정체성은 내부에 남겼다.&nbsp;



이로써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의 확장을 위한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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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두려운 건 돈이 아니다. 패션이 너무 빠르게, 얕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nbsp;



최근 대부분의 패션 기업들은 ‘브랜딩 -&gt; 투자 유치 -&gt; 단기간 성장 -&gt; 엑싯’의 구조로 움직인다.&nbsp;



이런 흐름 속에서는 브랜드 고유의 색깔보다 성장률, 유통 확대, 인플루언서 노출 빈도가 성공의 척도가 되어버린다.&nbsp;



디자이너들은 창의적인 세계를 구축할 새도 없이 ‘언제 상장할 수 있는가’를 계산해야 한다. 결국 창작자라기보다 투자자의 회수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스타트업 CEO로 변질되는 것.&nbsp;



작은 브랜드들은 ‘넥스트 JW 앤더슨’을 꿈꾸며 투자 자본에 기대고, 브랜드는 자라기도 전에 팔려 철학은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nbsp;



그 결과 오늘날 럭셔리 시장은 모두 같은 형태의 백, 로고, 실루엣으로 넘쳐난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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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공허한 단어다. 패션은 6개월 안에 끝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대를 초월한 대체 단어를 찾고 싶다”



지금의 패션 산업은 투자와 엑싯으로만 계산되는 시장이 되었고, 디자이너의 세계관은 더 이상 기업의 우선순위가 아니다.&nbsp;



이런 점에서 드리스의 선택은 그가 얼마나 ‘드문 존재’인지 잘 보여준다.&nbsp;



그의 결정은 단순한 매각이 아니었다. 자본 없이는 버티기 힘든 시대 속에서도 브랜드의 방향과 가치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선택했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736" height="920"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10/735fcd4ca2655b0afc09e353b7bc4650.jpg" alt="드리스 반 노튼, 디자이너" class="wp-image-19650"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10/735fcd4ca2655b0afc09e353b7bc4650.jpg 736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10/735fcd4ca2655b0afc09e353b7bc4650-240x300.jpg 240w" sizes="(max-width: 736px) 100vw, 736px" /></figure>



결국 이 산업의 위기는 ‘자본의 유입’이 아니라 그 자본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nbsp;



즉, 브랜드가 지속 가능하고 독립성을 지키려면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창작과 정체성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nbsp;



자본은 성장과 확장을 돕는 수단일 뿐 브랜드의 방향과 철학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작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자신의 세계관을 중심에 두고, 투자자와 전략적 파트너를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nbsp;



그리고 그 끝에는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과 마주하는 브랜드만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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