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가장 흔들리기 쉬운 계절이다. 햇빛은 강하고, 공기는 습하고, 마음은 어딘가 흐트러진다.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736" height="981"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1db220efedc64a416d817da6514bb439.jpg" alt="티모시샬라메/콜미바이유어네임/영화" class="wp-image-18986"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1db220efedc64a416d817da6514bb439.jpg 736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1db220efedc64a416d817da6514bb439-225x300.jpg 225w" sizes="(max-width: 736px) 100vw, 736px" /></figure>



이 계절을 가장 잘 쓰는 감독이 한 명 있다. 우리에게는 &lt;콜 미 바이 유어 네임&gt;으로 친숙한 루카 구아다니노. 그는 여름의 불안정함 위에 ‘욕망’이라는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욕망과 여름,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736" height="920"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583780bf214df4f81c636856b7008295.jpg" alt="루카구아다니노/티모시샬라메/감독" class="wp-image-18987"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583780bf214df4f81c636856b7008295.jpg 736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583780bf214df4f81c636856b7008295-240x300.jpg 240w" sizes="(max-width: 736px) 100vw, 736px" /></figure>



“나는 욕망의 필모그래피를 쓰고 있다” &#8211; 루카 구아다니노&nbsp;



그의 영화 &lt;아이 엠 러브>, &lt;비거 스플래쉬>, &lt;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통상적으로 ‘욕망 3부작(Desire Trilogy)’라고 불린다. 시리즈처럼 하나로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서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588" height="352"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IMG_5471.jpg" alt="산레모/이탈리아/아이엠러브" class="wp-image-18996"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IMG_5471.jpg 58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IMG_5471-300x180.jpg 300w" sizes="(max-width: 588px) 100vw, 588px" /></figure>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하나같이 뜨겁고도 아찔한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 한복판에서 사랑과 집착, 그리고 해방과 상실을 이야기한다.&nbsp;



이 세 편의 영화를 통해 그는 욕망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흘러가며, 결국 인물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보여준다.&nbsp;



&lt;아이 엠 러브> (2009) 



“욕망은 ‘나’를 찾는 과정이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768"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68cefd5357d319b075319597abaf649a-1.jpg" alt="아이엠러브/틸다스윈튼/영화" class="wp-image-19001"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68cefd5357d319b075319597abaf649a-1.jp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68cefd5357d319b075319597abaf649a-1-300x225.jp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68cefd5357d319b075319597abaf649a-1-768x576.jpg 768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세 편 중에서 욕망을 가장 적나라하게 다룬다. 유일하게 ‘파괴’로까지 이어지니 말이다.&nbsp;



배우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엠마’는 부유한 밀라노 가문에 소속되어 있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삶 속에서 그녀는 정체성을 잃고 감정 없이 살아가는 존재로 그려진다.&nbsp;



그러던 중, 아들의 친구이자 젊은 셰프인 ‘안토니오’를 만나며 처음으로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673"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2a5004ee7e3f1e1fab1add32a803740-1-1024x673.jpg" alt="틸다스윈튼/아이엠러브/영화" class="wp-image-18995"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2a5004ee7e3f1e1fab1add32a803740-1-1024x673.jp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2a5004ee7e3f1e1fab1add32a803740-1-300x197.jp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2a5004ee7e3f1e1fab1add32a803740-1-768x504.jp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2a5004ee7e3f1e1fab1add32a803740-1.jpg 1125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영화에서 욕망은 직접적으로 말해지지 않는다. 대신 음식이 조리되는 장면, 피부에 닿는 햇살, 풀잎 사이의 움직임으로 표현된다.&nbsp;



“영화란 항상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 &#8211; 루카 구아다니노&nbsp;



안토니오가 만든 음식을 처음 먹고 엠마가 눈을 감는 장면은 그 자체로 욕망의 문이 열리는 순간을 나타낸다. 이렇듯 카메라가 밀착해서 장면을 담아내면, 우리는 엠마의 감정을 흠뻑 느끼면 된다.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740" height="399"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search.pstatic-1.jpg" alt="아이엠러브/영화/눈물" class="wp-image-18997"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search.pstatic-1.jpg 74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search.pstatic-1-300x162.jpg 300w" sizes="(max-width: 740px) 100vw, 740px" /></figure>



앞서 욕망이 파괴로 이어지는 영화라고 하지 않았던가. 억눌려 있던 스스로를 찾은 엠마는 결말에서 가문을 버리고 집도 떠나며 완전히 다른 존재로 탈바꿈한다.&nbsp;



강렬한 욕망은 이렇게 삶의 구조 자체를 무너뜨리고, 다시 세울 수도 있다.&nbsp;



&lt;비거 스플래쉬> (2015) 



“누가 누구를 지배하고 있는가?”&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682"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80bafb198fd232558fb6bcfb766f6bda-2-1024x682.jpg" alt="비거스플래쉬/영화/테이블" class="wp-image-19003"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80bafb198fd232558fb6bcfb766f6bda-2-1024x682.jp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80bafb198fd232558fb6bcfb766f6bda-2-300x200.jp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80bafb198fd232558fb6bcfb766f6bda-2-768x511.jp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80bafb198fd232558fb6bcfb766f6bda-2.jpg 1200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영화에서 욕망은 권력이자 게임으로 표현된다.&nbsp;



태양이 내리쬐는 이탈리아 섬을 배경으로, 목소리를 잃은 락스타 ‘마리안’과 그녀의 연인 ‘폴’은 조용한 휴가를 보내려고 한다.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700" height="757"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27355573fcb441af99b54b042aece22c.jpg" alt="루카구아다니노/비거스플래쉬/영화" class="wp-image-18991"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27355573fcb441af99b54b042aece22c.jpg 7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27355573fcb441af99b54b042aece22c-277x300.jpg 277w" sizes="(max-width: 700px) 100vw, 700px" /></figure>



하지만 마리안의 전 연인 ‘해리’와 그의 딸 ‘페넬로페’가 찾아오며 네 사람 사이의 묘한 긴장과 균열이 생기는데.&nbsp;



해리는 계속해서 마리안과의 지나간 관계를 되살리려 하고, 페넬로페는 도발적인 몸짓으로 주변 남성들의 욕망을 뒤흔든다.&nbsp;



그리고 얽히고설킨 모든 감정은 결국 폭력적인 사건과 죽음으로 귀결된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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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욕망은 잊고자 했던 과거를 다시 끌어오면서 인물 간의 지배욕과 소유욕을 부추긴다. 하지만 매달릴수록 떠나가는 게 사람 사이 관계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nbsp;



욕망을 쫓은 자리에는 공허함만이 남아 있다.&nbsp;



&lt;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7)



“욕망이 가장 순수한 형태로 드러나는 이야기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760" height="950"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5ab1e3d1ce00d7c5d9a9fa95e622d4fa.jpg" alt="티모시샬라메/콜미바이유어네임/영화" class="wp-image-19004"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5ab1e3d1ce00d7c5d9a9fa95e622d4fa.jpg 76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5ab1e3d1ce00d7c5d9a9fa95e622d4fa-240x300.jpg 240w" sizes="(max-width: 760px) 100vw, 760px" /></figure>



앞선 영화들이 조금 자극적이었다면, 때 묻지 않은 이 영화를 보자. 첫사랑의 불완전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냈다.&nbsp;



북이탈리아의 어느 마을. 어린 소년 ‘엘리오’는 여름 동안 머물게 된 대학원생 ‘올리버’를 만난다. 그리고 처음으로 누군가를 갈망하는 감정을 배운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576"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d6b8aac937fd0da5e7c3e479f374b73-1024x576.jpg" alt="티모시샬라메/콜미바이유어네임/영화" class="wp-image-18999"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d6b8aac937fd0da5e7c3e479f374b73-1024x576.jp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d6b8aac937fd0da5e7c3e479f374b73-300x169.jp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d6b8aac937fd0da5e7c3e479f374b73-768x432.jp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dd6b8aac937fd0da5e7c3e479f374b73.jpg 1200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영화는 욕망이 처음 태어나는 순간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맑고 두려운 마음을 어느 영화보다 아름답게 담아냈다. 당연하게도 그 욕망은 결국 시간 안에서 이별로 수렴한다. 



우리는 엘리오의 시선으로 이내 끝나버릴 걸 알면서도 빠져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경험한다.&nbsp;



순수하게 발현된 욕망은 이처럼 한 사람을 영글게 할 수 있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683" height="1024"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kd1khw-1-1-683x1024.webp" alt="티모시샬라메/콜미바이유어네임/영화" class="wp-image-19000"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kd1khw-1-1-683x1024.webp 683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kd1khw-1-1-200x300.webp 2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kd1khw-1-1-768x1152.webp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kd1khw-1-1-1024x1536.webp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kd1khw-1-1-1365x2048.webp 1365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kd1khw-1-1-scaled.webp 1707w" sizes="(max-width: 683px) 100vw, 683px" /></figure>



“우린 너무 빨리 치유되려고 자신을 망쳐. 한 30살 쯤엔 파산하는 거지. 그러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줄 것이 점점 줄어든단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만들다니. 그런 낭비가 어디 있니?” &#8211; 엘리오의 아버지&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878"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05cc451d35a307c8dc95423fd439e7d3-1-1024x878.jpg" alt="루카구아다니노/영화/감독" class="wp-image-19006"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05cc451d35a307c8dc95423fd439e7d3-1-1024x878.jp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05cc451d35a307c8dc95423fd439e7d3-1-300x257.jp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05cc451d35a307c8dc95423fd439e7d3-1-768x659.jp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5/08/05cc451d35a307c8dc95423fd439e7d3-1.jpg 1200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루카 구아다니노의 영화에서 욕망은 언제나 계절처럼 왔다가 스쳐 지나간다. 화려하게 피어나지만 결코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며, 결국 인물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nbsp;



그가 그린 세 편의 여름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욕망은 이성보다 빠르고, 감정보다 더 솔직하다고.

#루카구아다니노

"루카구아다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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