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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출생들은 이제 좀 꺼져봐, 에피(EFFIE)

피치포크와 뉴욕타임스가 주목한 21세기 신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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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XCX를 기점으로 한국에서도 하이퍼 팝, 디지코어 레이지 장르 음악의 수요가 늘어났다. 기세를 이어 한국 언더그라운드 씬에서도 꾸준히 시도하던 사운드는 ‘KC’, ‘에피(Effie), ‘EK’ 등 아티스트들을 필두로 리스너들의 귀에 침투하고 있다.

SNS를 통해 꾸준한 인기를 증명하며, 한국 힙합 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해당 장르가 힙합인가 아닌가에 관한 논쟁은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언급되고 있을 만큼, 다양한 사운드가 가미되어 있는 것이 특징.

그중 가장 놀라운 하입을 받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단연 ‘에피(Effie)’다. 인터넷 에라(era)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2hollis’와 다수 음악 작업을 진행했던 ‘kimj’와 함께 음악 작업에 불을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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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터질 게 터졌다. 피치포크에서 에피의 앨범 [pullup to busan 4 morE hypEr summEr it’s gonna bE a fuckin moviE]에 7.6점을 부여했다. 한국 힙합에서 피치포크 리뷰 앨범이 몇 없을 뿐만 아니라 7.6점은 한국 힙합 피치포크 앨범 리뷰 중 최고점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MY UNNIES 크루의 ‘The Deep’도 6.7점의 준수한 점수로 피치포크 리뷰를 받았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앨범에도 선정됐다. 플레이보이 카티, 로잘리아, 배드 버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운드클라우드부터 대중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EP [E]. 그리고 지금의 피치포크 리뷰까지. 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그녀에게 2025년은 최고의 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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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출생들 울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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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lup to busan 4 morE hypEr summEr it’s gonna bE a fuckin moviE]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사운드만큼 귀에 착착 감기는 ‘가사’다.

“20세기 출생들은 이제 좀 꺼져봐” – 2025기침

2002년 출생의 당돌한 첫마디에 리스너들은 놀랐다. 그러나 충분히 이해 가능한 한마디였다.

에피의 음악뿐 아니라, 수많은 하이퍼 팝, 디지코어 아티스트들의 음악에 사람들은 “듣기 힘들다”, “이게 무슨 음악이냐” 하는 반응들이 줄곧 내놨다. 과장된 전자음에 지저분한 디스토션, 보컬 피치 변조, 그에 따른 청각적 쾌락을 노리는 젊은 세대의 하이퍼 팝 장르는 그들이 듣던 음악과는 꽤나 다르기 때문이다.

‘꼰대’를 ‘20세기’에 빗댄 것으로 이해한다면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조금 더 깊게 파보자면, 하이퍼 팝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PC 뮤직’, ‘A. G. Cook’이 하이퍼 팝을 만든 이유에도 20세기가 연관되어 있다.

일렉트로닉도 하나의 악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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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 Cook, 하이퍼 팝을 정의한 아티스트다. A. G. Cook은 20세기까지의 방식으로 음악을 나누려는 음악 씬에 내재된 정신을 바꾸고 싶었다. ‘인간적인 음악과 기계 음악’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방식을 타파하려고 했다.

“컴퓨터 음악이 인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데, 주변 사람들은 매일같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컴퓨터만이 유일한 악기다” – A. G. Cook <가디언> 中

전자음악도 인간이 만드는 음악인데, 어쿠스틱한 사운드만 인간적인 악기로 인정받는 것은 전자음악 아티스트로서 개혁이 필요한 생각이었다.

일부러 사운드를 다 뭉개고, 에러난 것 같은 글리치 이펙트 사운드에 예측하기 힘든 변주 등. 과거 이들이 말하는 고고하고 수준 높다는 음악이 아닌 감성에 초점을 맞춘 ‘팝 음악’을 제시했다.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기 시작했다. 에이 지 쿡은 그가 불편했던 느꼈던 것들에서 흥미로운 개성을 만들어냈다. 참고로 찰리 xcx도 A.G. Cook의 PC 뮤직 사운드를 듣고 하이퍼 팝 대중화에 힘을 쏟아 장르의 부흥을 함께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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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뮤직의 하이퍼 팝은 하나의 문화 운동이기도 하다. 기존 인더스트리얼 한 음악 메이킹 방식과 달리 ‘컴퓨터’ 하나로, 아마추어들도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마추어들의 음악 시장 진입은 씬에 새로운 피를 돌게 했다. 하이퍼 팝이 어떤 장르다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에는 ‘락’, ‘힙합’, ‘재즈’ 등 장르 구분이 명확했고, 그 안에서 하위 장르들이 섞이며 얼터너티브 장르들이 생성되었다. 그러나 PC Music 등장 이후 개인이 컴퓨터 하나만으로 원하는 대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는 락과 힙합의 융합. 전자음악과 힙합의 융합 등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장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시작점이 되었다.

찰리 xcx, 100gecs, SOPHIE, PC 뮤직의 문화 운동은 아직 신선한 귀를 가지고 있는 10대들을 저격했고 2019년 말부터 틱톡, 사운드클라우드 등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디지코어 역시 하이퍼팝의 흐름에서 일렉트로 사운드를 기반으로 스웨덴의 ‘드레인 갱’ 영향으로 크게 성장했다. 하여 지금의 인터넷 음악들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PC MUSIC이 우뚝 서있다. 재밌는 점은 하이퍼 팝이라는 키워드가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에서 나온 것이라고.

내년에는 코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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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스몰(Extra Small), 시스템 서울(System Seoul), 더 딥(The Deep) 등 한국에도 다양한 하이퍼 팝, 디지코어 아티스트들이 장르 메인스트림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에피의 음악이 괜찮다면, 이들의 음악을 함께 듣는 것을 추천한다. 사견으로 이쪽 업계 에디터의 최애 아티스트는 엑스트라 스몰이다.

하이퍼 팝 트렌드의 성공 이후 엄청난 수의 장르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점에 서 있기에 원로 아티스트들은 하이퍼 팝의 정신이 퇴색될까 걱정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평론가들의 눈에 도장을 찍은 에피는 2000년대 K-POP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새로운 사운드로 전 세계 리스너들을 홀려버렸다. 계속되는 파죽지세를 이어 그녀의 가사대로 ‘내년에는 코첼라’가 진짜 이뤄질지 귀추를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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