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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다음으로 유명했던 로널드 맥도날드는 왜 사라진 걸까?

괴담 루머의 피해자 로널드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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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햄버거를 권하던 로널드 맥도날드는 언제쯤부터 과거 속으로 사라졌을까? 빨간색 구두와 머리, 노란색 점프 수트를 한 로널드 맥도날드는 한때 산타클로스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았던 인물이다. 

맥도날드가 로널드를 필두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했던 까닭에 과거 진행했던 마케팅 조사에서는 미국 내 학생 96%가 로널드 맥도날드를 알고 있다고 답변했을 정도. 십자가가 기독교를 상징한다는 사실보다 로널드가 맥도날드를 상징한다는 사실을 더 많이 알려졌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그런데 어느샌가부터 우리의 광대, 로널드는 TV 속에서 사라지더니 ‘기괴하다'는 평만 받으며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우리의 광대 친구를 기리며 ‘맥도날드 세계관'과 그의 흥망성쇠에 대해 알아보자.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될 테니.


‘로널드 맥도날드'가 지켜야 할 엄격한 수칙들

먼저 로널드 맥도날드의 시작을 살펴보자. 그가 처음 등장한 것은 60년대의 맥도날드 TV 광고 속. 최초의 로널드였던 NBC의 전 기상캐스터 윌러드 스콧은 타 어린이 방송에서 광대 분장을 한 것을 계기로 맥도날드의 마케팅 의뢰를 받게 된다. 

이때 탄생한 것이 바로 기괴한 모습을 한 로널드 맥도날드의 초창기 모델. 섬뜩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 캐릭터는 대 히트를 치게 되었고 로널드는 맥도날드의 메인 마스코트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 이후 본격적인 상품화를 위해 1966년, 배우와 캐릭터의 착장, 분장 등을 교체하게 된다.

윌러드 스콧 다음으로 로널드를 맡은 것은 1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커스단, 링링 브라더스의 멤버 마이클 폴라코우스. 로널드를 맡아 연기했던 그의 모습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조금 더 키가 크고 날씬하며 익숙한 점프수트와 분장을 하고 있는 그. 당시 맥도날드 경영자들은 이미지를 위해 날씬하고 키 큰 배우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격변기를 거치고 난 뒤로부터는 많은 배우들이 로널드 맥도날드를 연기했는데, 캐릭터의 몰입도를 위해 그들에게는 매우 엄격하고도 세세한 규칙들이 주어졌다. 먼저 로널드 분장을 하고 있을 때에는 배우 본인의 이름을 얘기하는 것을 금지했다. 

완벽히 캐릭터에 동화되어야 하며, 설정을 붕괴해서는 안 되기 때문. 또, 아이들을 안아주면 안 되고 등만 두드려주어야 하며 맥도날드의 음식을 직접적으로 홍보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햄버거는 어떻게 만들어졌어요?”라고 묻는다면 ‘소'로 만들어졌다고 대답해서는 안 되고, 묻는 질문에는 철저히 대본대로 답변해야 하며 적절한 답변이 없다면 “평범한 신발을 신은 사람에게 물어보세요!”라고 답변해야 한다. 

참고로 로널드가 신는 신발은 앞코가 매우 긴 빨간 구두. 이러한 규칙들로 인해 배우들은 많은 곤욕을 겪었는데, 한 배우는 교통사고로 인해 경찰에 붙잡혀 갔지만 ‘본명을 말하면 안 된다'라는 룰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로널드 캐릭터를 지키는 데에 꽤나 진심이다. 로널드 배우들의 육성 및 자세한 내용은 끈질기게 밝히지 않으며, 한 사진에 두 명의 로널드가 찍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맥도날드 측은 “어떻게 로널드가 하루 사이에 전 세계를 돌며 행사에 참석할 수 있죠?”라는 질문에 “만약 제가 모든 비밀을 얘기한다면, 그건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겠죠. 당신과 나, 그리고 산타클로스만 알고 있는 비밀로 한다면 말해줄 수 있어요. 바로 ‘마법’이에요”라고 답하기도 했다고. 


로널드와 친구들, ‘맥도날드 랜드'에 대하여

맥도날드가 만든 가상 세계 ‘맥도날드 랜드'는 로널드 맥도날드를 비롯한 캐릭터들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애플파이 나무, 밀크셰이크 화산, 감자튀김 인간, 필렛 오 피쉬 호수 등이 있는 맥도날드 랜드는 광고 속에서 자주 등장했으며 이를 배경으로 한 어린이용 잡지가 출판되기도 했다.  

로널드의 쇠퇴와 함께 맥도날드 랜드 친구들은 한 명씩 사라지고 말았지만 그 흔적은 인스타그램 계정, @mcdonald에서 간간이 확인할 수 있다. @mcdonald의 계정 프로필 사진 역시 맥도날드 랜드 캐릭터 중 한 명인 그리메이스. 

얼마 전 생일을 맞은 그리메이스는 맥도날드에서 친구들과 생일파티하는 사진을 올리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해당 생일파티에서는 로널드가 등장하지 않아 “불쌍한 로널드는 초대받지도 못했어"라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고.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훔치는 도둑 캐릭터, 햄버글러는 2000년대에 들어 잠적했지만 2015년에 성인 남성의 모습으로 깜짝 등장, 2023년에는 새로워진 빅맥 홍보를 위해 다시 한번 깜짝 등장한 바 있다.


그가 사라진 이유

로널드 맥도날드는 ‘I’m Lovin’ It’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이 등장하며 2003년에 사라지게 되었다. 사실 그 이전부터 캐릭터 저작권 문제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소송에 휘말렸으며, 90년대 후반에만 해도 많은 합의금을 물어 준 상태. 

그럼에도 맥도날드 마스코트로 활동했던 그이지만 결국 2000년대에 들어 과거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로널드 맥도날드의 쇠퇴에는 ‘캐릭터 마케팅'에 관련해서 비윤리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른 까닭도 있다. 한때 담배 브랜드, 카멜은 조 카멜(Joe Camel)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마케팅을 한 적이 있는데 미성년자에게 흡연을 권장한다는 이유로 지탄받으며 캐릭터를 포기하기도 했다.

로널드가 비난받은 것 역시 비슷한 이유. 캐릭터 마스코트를 활용해 어린아이들에게 패스트푸드를 권장한다는 이유로 많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또, 2016년 미국에서는 일명 ‘광대 괴담'이 돌았는데, 광대 분장을 한 이들이 무장을 하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겁준다는 내용이다. 이에 여론이 매우 악화되자 결국 2016년에 로널드는 공식 은퇴 결정을 내렸다. 

사진 출처: Unexplained Events/ McDonald’s Wiki/ Clownopedia/ Filming In McDonaldland. McDonald’s/ 80sThen80sNow/ Reddit-iamstephen/ Getty Images-Justin Sullivan/ Flickr-CheshireCat666/ Instagram-mcdonalds/ Facebook-McDona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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