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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그림책이시네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람, 타샤 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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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의 그림은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하다. 그녀가 그린 장면 하나하나에는 온기와 향기가 담겨 있어, 마치 그 풍경 속에 들어가 숨을 쉬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녀의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

1915년 보스턴에서 태어난 타샤 튜더는 보스턴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그녀는 인형들과 대화를 나누고, 조용한 세계 속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 줄 아는 아이였다. 사람들과 북적이는 곳보다는 들판과 숲을 사랑했고, 그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그녀의 친구였다. 장미꽃을 보고 정원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도,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모두 유년 시절의 일이었다.

십대 후반, 그녀는 그 꿈을 이루게 된다. 1934년, 그녀는 <히티의 연감>이라는 손바닥만한 책을 쓰고 직접 삽화를 그렸다. 그리고 이듬해, 그녀는 <뉴잉글랜드 야생화>라는 또 다른 책을 만들어 자신의 식물학적 관찰을 담아냈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펌킨문샤인

1938년, 그녀는 첫 번째 책인 <펌킨 문샤인>을 출간하며 작가로 정식 데뷔했다. 호박을 쫓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은 책은 그녀의 ‘칼리코 시리즈’ 다섯 권 중 첫 번째 책이었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

같은 해, 그녀는 결혼하며 가정을 꾸린다. 이후 코네티컷과 뉴욕, 뉴햄프셔를 거쳐 네 아이를 키우고, 정원을 가꾸며 살았다. 어느 계절이든 그녀의 손은 늘 바빴고,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그림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

그녀의 그림은 <작은 아씨들>, <비밀의 화원> 등 수많은 동화책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

뉴햄프셔에 살던 시절, 그녀는 아침엔 염소 우유를 짜고, 오후엔 정원에 꽃을 심고, 밤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가족들과 동물들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그림에 등장했고, 익숙한 공간과 시간들이 그림책의 무대가 되었다. 특히 웰시 코기들은 그녀가 각별하게 생각했던 존재였다. “코기들은 똑똑하고 다정해서,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평생 30마리가 넘는 코기들과 함께했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코기빌페어

1971년, 그녀는 독특한 화풍과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걸작 <코기빌 페어>를 출간하며 세계적인 동화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이 책으로 웰시 코기는 미국 전역에서 반려견으로 주목받았고, 1983년엔 미국웰시코기협회로부터 명예회원으로 위촉되기도 한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

<코기빌 페어>의 인세로 그녀는 버몬트 시골에 30만평의 땅을 산다. 그리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자신의 집 ‘코기 코티지’를 짓는다. 당시 그녀는 붓을 내려놓고 4년간 책을 출간하지 않았다. 삶의 무게 중심이 집과 정원으로 옮겨간 순간이었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

그곳에서 그녀는 다시 그림을 시작했고, 수많은 책에 코기 코티지의 풍경을 담았다. 정원은 특별한 설계도 없이 그저 예쁘면 심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정원은 점차 작은 생태계가 되었다. 여우는 헛간 밑에서 새끼를 키우고, 벌새와 찌르레기들이 날아들며, 고양잇과 동물들이 살금살금 오가기도 했다.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

그녀는 직접 쓴 에세이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에서 자신의 삶이 바랄 나위 없이 삶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개들, 염소들, 새들과 여기 사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어요.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줄 특별한 이야기는 없네요.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처럼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기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내 삶 전체가 바로 그런 것이죠.”

타샤튜더-소공녀-바람의화원-삽화-일러스트

그녀가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분명하다. 거창한 성공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사랑하는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평범한 일상도 어느새 한 권의 아름다운 그림책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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