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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못하는 애들이 장비 탓하더라

포토그래퍼 사라 반 라이(Sarah Van R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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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생 포토그래퍼 ‘사라 반 라이(Sarah Van Rij)’.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이력은 벌써 화려하다. 세계 최고의 패션 하우스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협업하고, 자신의 개인전을 열며, <보그>, <i-D> 등 다양한 매거진을 위해 작업하고 있다. 그녀의 사진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 무엇이 달랐기에, 예술계의 조명을 받을 수 있었을까. 지금부터 그녀에 대해 알아보자.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시작

그녀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는 원대한 계획이나 큰 목표는 없었다. 그저 어린 시절부터 취미였던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이미지 모으기’를 발전시켜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과 관련된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심지어 그녀는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았고, 처음 사진기를 구매한 것조차 성인이 된 이후였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시작’이자 ‘늦은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일이 된 취미

사라 반 라이의 시작은 취미가 일이 된 올바른 케이스다. 그녀는 사진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생겼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가벼운 작업(좋아하는 이미지 수집, 일회용 카메라 촬영)부터 시작했다.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향상됐고, 어느 정도 세상을 보는 시야와 카메라 다루는 실력이 잡혔을 때 전문 장비를 구매했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 장비부터 구매한다. 아직 그 분야가 적성에 맞는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결국 많은 돈을 주고 구매한 장비는 공간만 차지하는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잊혀간다.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면 그녀처럼 천천히 시작하는 게 현명한 방법. 

그녀는 22살에 첫 카메라를 구매했다. 이전까지는 일회용 카메라를 제외하면 장비를 구매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그동안 핀터레스트, 텀블러를 통해 얻은 시야와 일회용 카메라로 익혔던 장비 다루는 방법은 따로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바로 현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실력을 다듬어 전문가가 되다

사진기를 손에 넣은 사라 반 라이는 더 많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수많은 셔터 클릭을 통해 다른 이들의 사진을 통한 아카이브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직접 완성한 아카이브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조차 자신의 이름을 걸고 포토그래퍼로서 첫 거래를 따 낸 건 작은 규모의 스튜디오에서 4년 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후였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그녀에게 처음 손을 내밀어 준 브랜드는 ‘피갈레(Pigalle)’였다. 나이키와도 협업 컬렉션을 출시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프랑스 패션 브랜드인 피갈레. 그들과 협업하며 사라 반 라이는 패션계와의 소통을 틀 수 있었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틀에 박힌 구도를 파괴하다

차곡차곡 실력과 경력을 쌓아 올린 사라 반 라이. 그녀의 사진에는 자연스럽게 ‘개성’이 생겼다. 재미있는 점은 그녀가 기존의 형식처럼 존재했던 틀에 박힌 구도와 촬영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그녀는 창가에 비친 얼굴, 유리창 건너편에 서 있는 인물, 고인 빗물에 비친 피사체를 포착하여 입체적인 사진을 완성한다. 명암의 확실한 대비, 강한 색채와 입체적인 구도는 마치 컬러 사진의 시대를 연 ‘사울 레이터(Saoul Leiter)’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루이비통과 협업하여 서울을 담다

사라 반 라이는 2023년,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패션 <패션 아이 서울> 시리즈를 완성했다. 서울 피크닉 전시관에서 무료 사진전을 개최하며 좋은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주목할 점은 그녀가 포착한 서울의 모습이다. 그녀는 화려한 서울의 대표적인 공간보다 일상적이고 편안한 서울의 ‘진짜 모습’에 주목했다. 한국 사람이라면 친숙한 붉은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 북창동 순두부 간판 앞을 지나가는 여성, 국밥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오히려 한국의 포토그래퍼들이 담지 않는 모습을 포착했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기술보다 감성

그녀의 성공과 사진의 완성도는 장비 탓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일회용 카메라부터 아이폰 카메라까지. 그녀는 고가의 전문 카메라 장비가 없어도 남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완성해낸다. 그녀의 행보는 본질은 장비가 아닌, 개인의 능력과 시선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준다. 

사라반라이-사진가-포토그래퍼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나만의 뛰어난 작품을 완성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면 반짝이는 장비를 구매하기 전에, 그녀처럼 훌륭한 아티스트 선상에 올라선 사람들의 작품을 아카이빙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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